[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하루사이에 ESS설비 2곳에서 연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ESS설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밀안전진단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한 부분과 함께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 규명과 예방대책도 없는 상황이어서 ESS설비에 대한 정부의 안전대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양산 상북면에 위치한 고려제강 양산공장에 설치된 ESS설비에서 14일 오전 7시31분경 화재가 발생했다. 약 90m² 규모의 ESS 변전실을 태운뒤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소방서 추산 6억5,000만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ESS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같은 날 또다른 태양광발전소 ESS설비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14시21분경 전남 완도군 신지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소에서 연계용 ESS설비에서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5대와 소방관 70여명을 투입해 1시간여만인 15시32분경 불길을 잡았지만 60m² 규모 배터리실과 내부 리튬배터리 1,200개가 소실돼 태우고 소방서 추산 18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전기적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ESS설비에서 16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ESS설비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긴급조치를 시행했음에도 새해 초부터 화재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설비와 연계된 ESS설비에 대한 가중치 및 금융지원 등 적극적으로 ESS 확산에 총력을 기울여온 정부가 막상 화재예방 등 안전을 위한 조치는 준비조차 하지 않고 설비확대에만 집중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ESS설비 화재가 또 발생하면서 정부가 정밀안전진단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가동중단후 정밀점검에 돌입했음에도 화재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산업부는 지난해말 충북에 위치한 ESS 사업장 화재가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화재사고 대응 긴급조치를 본격 시행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전기안전공사, 제천 소방서 등으로 구성된 현장 조사단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정밀안전진단이 완료되지 않은 모든 ESS 사업장의 경우 가동을 중단하고 정밀안전점검 이후 가동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I, LG화학 등의 협조를 얻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하고 있지만 모든 사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이 완료될때까지 추가적인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시간 문제는 해결한다고 치더라도 화재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가 언제 마련될 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감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는 “유독 태양광설비에 부착된 ESS들이 유별나게 많은 화재가 나는 것을 보면 해당 설비 자체의 결함일 수도 있지만 시공의 문제이거나 제어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는 만큼 총괄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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