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유섭 사무국장
한국물산업협의회

[투데이에너지]올 상반기에 물산업 클러스터가 대구에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클러스터는 단일 산업에서 서로 관련된 기업, 대학, 연구기관, 기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지역 네트워크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물융합연구시설, 테스트베드(Test-bed), 워터캠퍼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 많은 지원시설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시설 외에도 실제 이러한 시설들을 이용해 기업체의 기술개발과 테스트, 검인증 등을 지원하고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지원예산이 필수적이다. 기본적으로 클러스터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참여해야 하며 또한 정부나 지자체 또한 그러한 역할이 필요하다.

즉 지역의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러스터 기업이나 조직은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해결을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이 요구된다. 이러한 클러스터 참여기관 및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체계는 클러스터의 구성원이면서 성공의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EPA에서도 지역별 물 클러스터 개발을 지원하며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현재 18개의 지역 물클러스터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싱가폴, 이스라엘, 덴마크,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가에서도 물클러스터 조직들이 오래 전부터 구성돼 왔다. 이러한 글로벌 물산업 클러스터들의 지원 프로그램과 경험 등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물기업들은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가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신기술에 대한 시장의 규모와 매력도가 제한된다. 다양한 제품 및 유통채널 개발, 개발기술의 현장적용을 위한 선투자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주가 참여하는 물 클러스터에서 신기술 시험에 대한 호혜원칙을 인정하는 협력적 합의와 규제기관 간의 협업을 활성화함으로써 이러한 장벽을 제거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개발에서 클러스터의 역할은 무엇이며 왜 기술혁신에 있어서 클러스터가 중요한가? 일반적으로 R&D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들의 대부분은 연구단계에서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개발된 많은 기술들도 상용화되지 못하고 자취를 감춰 버린다. 기술혁신성이 부족하거나 현장 수요와 연계되지 못한 이유이다.

단계별로 장애물을 넘고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유자금,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능력과 기반, 산업화 과정을 넘어서기 위한 마케팅 및 경영능력도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실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반면 특정 기술을 우선적으로 또는 직접 구매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공공조달에서의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도 좋아야 한다. 최저가 입찰제도가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기 보다 저렴한 기술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일반적인 기술개발 과정에서의 실패 요소와 사례들이 클러스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이러한 기술개발 전과정에서 RDD&D(research, development, demonstration & deployment)의 지원체계를 만들고 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혁신기술의 부재나 연구자 중심의 기술개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나 발주처가 연구수요에 참여하는 시장중심형 기술개발 풍토를 조성하고 테스트베드에서 온-사이트 검·인증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신기술 및 신제품의 도입을 기피해 국내 사업화 및 적용을 실패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기술 선도형 투자사업 도입, 우수 물기술 및 제품 우선구매제도 도입, 혁신형 물기업 지정 및 지원제도 등을 통해 국내 사업화를 지원하고 궁극적인 클러스터의 목표라 할 수 있는 해외진출 지원 등을 시스템화해 지원하고자 클러스터를 만들게 됐다.

물기술 개발과 혁신을 이끌어갈 R&D 기능도 전문화가 필요하다. 비효율적 매칭 펀드 개념의 R&D에서 인력 및 산업 특성과 목적, 주체를 고려한 재구축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개발과 산업을 진흥할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환경부에 물산업진흥과가 필요한 이유이다. 앞으로 물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이 무엇인지 찾아서 개발하도록 하고 개발된 기술을 장차 정책적으로 도입해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물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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