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이라는 물결에 요동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가스산업 패러다임은 정부의 보호속에 몸집 부풀리기와 독과점의 틀속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성장해 왔다면 지금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패러다임은 시장경쟁 체제하의 경쟁력 확보를 전제하고 있다.

즉, 앞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이나 기업은 곧바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게 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기본적으로 자율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현재 진행중인 가스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대하여 우리도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가스산업에 적용될 새로운 패러다임의 설정에 대하여 몇가지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우선 새로운 패러다임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어떠한 제도를 만들면서 전국민이 만족할 만한 공동선(共同善)의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나 그렇다고 국민 대다수가 손해를 입게되는 제도나 정책이 마련되어서는 않될 것이다.

우선 천연가스산업 구조조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대다수 국민이 상당 기간 가스요금을 현재보다 많이 내야 한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문제에 대하여 천연가스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후에는 어느정도 요금이 내려가 장기적으로는 국민이 더욱 편리하고 적은 비용으로 가스를 쓸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시험적인 정책을 적용하려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 정부에서는 에너지 가격 현실화 내지는 높은 에너지 가격 정책을 통해 에너지 소비절약을 달성하겠다는 논리만 난무하고 있다.

물론 에너지를 소비 구조를 전체적으로 절약형으로 가야 한다는 점은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가격이 높아진 만큼 소비량도 줄어들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나 검증도 없이 무작정 가격만 올린다면 이는 국민가계 부담은 도외시하는 처사로 보여진다.

따라서 에너지 가격을 인상하여 에너지 소비 형태를 절약형으로 가고자 한다면 얼마큼의 가격이 오를 때 어느정도의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 수 있는지 그리고 가격과 소비의 함수 관계를 살펴볼때 에너지 절약의 극대효과를 낼 수 있는 점은 어느 선까지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한 데이터치를 제시하고 정책과 제도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가스산업이나 전체 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우리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좀더 신중함을 요구하는 한편 관련산업에 속해있는 기업들도 구태에서 벋어나려는 적극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

이는 새로운 제도나 정책은 국민들의 편익을 우선 생각하고 내려야 할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성급한 결정이나 검증되지 않은 정책의 폐해는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기초부터 따져보는 치밀함과 먼 장래까지도 내다보고 에너지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체제가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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