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도시가스 판매량이 전년대비 하락 중이다. 하락 이유로 대표적인게 계절 요인으로 올해 1분기는 그 영향이 컸다. 올해 초 온화한 겨울이 지속되며 난방수요가 감소해 결국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2분기 역시 특별한 판매 성장 요인이 없어 전년동기대비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판매량 회복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1분기 판매량 실적 등을 통해 상반기 업계 분위기와 남은 기간 회복 방안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올 1분기 예측불허 날씨탓 커

올해 도시가스 판매량이 심상치 않다. 2019년 1분기 전국 도시가스 판매량을 보면 전년동기대비 감소 폭이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전국 34개사 1분기 누계 도시가스 판매량을 보면 92억3,890만9,000m³로 전년동기대비 98억2,953만2,000m³보다 약 6%로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2019년 45억4,121만1,000m³로 전년동기대비 48억9,981만9,000m³ 보다 약 7.3% 줄었다. 지방의 경우도 2019년 46억9,769만8,000m³로 전년동기대비 49억2,971만3,000m³ 보다 약 4.7%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도시가스 판매량의 감소는 계절인 변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8년 초 사상 유례없는 초유의 한파로 인해 2018년 1분기 도시가스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반면 올해 초 겨울은 상대적으로 온화해 난방수요의 감소를 불러왔다는게 이유다.

결과적으로 2019년 1분기 판매량은 이런 예측불허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시가스협회의 관계자는 “도시가스의 판매량이 몰리는 겨울철 수요에 따라 업황이 영향을 받는다”라며 “올초 따뜻한 날씨로 인해 좀처럼 판매량 증가가 쉽지 않을 것 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가장 몰리는 1분기의 판매량 하락으로 도시가스 업계는 시작부터 힘든 한해를 겪게 됐다.

출처: 한국도시가스협회.
출처: 한국도시가스협회.

■인상요인에도 반영은

판매량의 감소가 공급비용 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지자체와 권역 도시가스사들은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을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일반적으로 7월 공급비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3∼4월경에 지자체와 공급비용 산정 작업을 착수한다. 특히 올해는 1분기부터 판매량이 줄어듦에 따라 이를 향후 공급비용에 반영할 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 권역의 도시가스사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서울시와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을 위한 착수를 시행했다”라며 “이제 시작인 만큼 인상요인을 적극 지자체 등에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판매량의 감소가 공급인상요인에도 실제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전통적으로 물가 인상에 미온적인 지자체가 지역 여론을 의식해 공급비용 인상을 억제해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인상이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업계의 관계자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손실보존을 위한 인상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공급인상요인에도 지자체가 물가 인상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현재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것이 도시가스의 경우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소비재로 정부, 지자체의 엄격한 가격통제를 받고 있다.

민간기업이 일반적으로 최종소비자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와 전혀 다르다. 독특한 가격결정구조로 인해 기투자 등으로 인한 인상요인에도 가격 인상이 어려운 이유다.

반면 판매량 감소가 공급비용 인상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수도권 권역의 도시가스 한 관계자는 “올해 도시가스사의 1분기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5% 이상 감소는 충분한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이외 고객센터 종사자의 생활형임금제 적용에 따른 인상분도 있어 수도권의 경우 공급비용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다른 지역의 경우도 수도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판매량 감소가 공통적인 현상으로 이것만 공급비용 산정에 적용해도 인상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별 소비수준의 격차에 따른 물가에 민감한 지자체일수록 그 폭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서울, 수도권과 달리 도시가스 보급률이 낮은 지자체일수록 생활수준을 고려해 물가 인상에 더욱 민감하다”라며 “인상이 있더라도 서울, 수도권대비 그 폭은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도시가스 공급비용은 판매량 감소 등으로 인한 인상에 무게가 실리며 서울, 수도권 등 대도시의 인상 폭이 여타 지방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판매추이 큰 변화 없을 듯

올해 2분기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의 경우 판매량 비수기로 거론되는 봄과 초여름에 해당하고 현재까지 용도별 다른 수요의 증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에 올해 도시가스 상반기 판매량을 예측하면 전년동기대비 감소가 예상된다.

문제는 하반기도 판매량의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데 있다. 3분기 역시 비수기인 여름에 해당하고 4분기는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수년간의 추이를 볼 때 판매량의 변화가 크게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판매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정용 이외 용도별 수요도 현재로서는 큰 폭의 변화 조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판매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1분기 실적을 안고 가는 상황에서 올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도시가스협회의 관계자는 “향후 추이를 볼 때 1분기의 판매량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전국 도시가스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도 쉽지 않아 판매신장을 위한 사업 발굴에 힘을 쓰고 있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판매촉진 마케팅 주력

힘든 여건 속에서도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도시가스의 판매량 확대를 위해 올해 다양한 판매촉진사업을 발굴,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도시가스협회와 한국가스공사는 ‘Co-Marketing 협약식’을 갖고 공동 마케팅 발굴 전담기구를 구성 △사회적 가치증대사업 △수요개발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정희용 도시가스협회 상무는 “도·소매 사업자간 협력에 기초한 공동 마케팅 활동에 적극 참여해 지속가능한 도시가스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외 가스집진기 보급을 통한 도시가스 수요 개발도 눈에 띈다. 도시가스협회는 관련 업계와 지난 4월 가스집진기 보급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을 억제하고 대안으로 가스집진기 보급에 손을 잡은 것이다.

특히 고기, 생선을 구울 때 생기는 먼지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에 착안한 업소용 가스집진기 보급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집진기의 경우 전기집진기에 비해 유해물질 처리효율이 최고 2배 이상 우수하고 필터가 필요없어 유지보수가 간단하다. 장비도 소형이고 이동이 가능해 설치가 용이하다는 게 제조업체의 주장이다.

유해물질 처리효율은 가스집진기가 95~99%로 전기집진기 40~60%대비 월등해 경제성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인 엔비피코리아의 관계자는 “초기투자비가 다소 고가이지만 전기집진기에 비해 유지관리비용이 적게 들어 1년만 사용해도 이후부터는 전기집진기대비 매년 약 270만원 비용절감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스집진기의 보급이 당장 도시가스 판매량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쟁연료와 시장쟁탈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규 수요 발굴은 업계의 큰 관심이다.

이번 가스집진기의 보급사업도 이같은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다. 가스집진기처럼 틈새시장 발굴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업계의 지속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도시가스협회의 관계자는 “신규 수요시장의 발굴을 위해 그동안 업계는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라며 “각 업계가 처한 상황과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추진 중이며 이같은 과정에서 더디지만 사업을 현실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향후 사업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장의 결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사업 성과를 평가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판매량 개선을 위한 업계의 고민은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따른 경쟁연료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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