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시현 기자

[투데이에너지]숫자 ‘1’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가히 상상이상이다. 모든 것의 처음이며 경쟁에서는 최고를 나타낸다. 그러기에 모두가 1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기의 효율향상과 고효율제품의 보급확대를 위해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를 개정했다. 1등급 제품이 너무 많아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제조사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1등급 기준을 맞춘 제품을 다시 상향된 1등급 기준에 맞추라는 것이다. 등급제 개정으로 기존 1등급이 3~4등급으로 떨어졌다.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가 개정된 이후 지난해 7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560개 제품이 출시됐지만 1등급 스탠드형 에어컨은 전무하다. 올해 출시 계획도 없고 내년에 출시된다는 보장도 없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에어컨 등 1등급 제품 구매 시 품목별 또는 개인별 20만원 한도 내 또는 구매가격의 10% 금액을 환급하는 인센티브제도가 일시적으로 시행했다. 당시 1등급 제품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며 품절사태까지도 발생했다.

제조사에서는 기존 마케팅에서 1등급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재는 1등급이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그렇다고 기존 1등급보다 현재 출시되는 3등급이 에너지소비효율이 좋으니 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등급제 개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단지 정부가 인정해준 ‘1’이라는 숫자가 구매의 척도다.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의 개정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준이 선진국보다 더 높게 설정됐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1등급이 시장에서 사라져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한 1등급 에어컨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개발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은 소비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감당해야 한다. 등급제의 본연의 목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뒤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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