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국내 원전 22호기에 대한 안전점검결과 현재까지 발견된 방호벽공극(구멍)건수의 94%, 내부철판(CLP) 부식건수의 60%가 한빛원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한빛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문제발생의 원인이 공사발주사인 한수원(당시 한전)이 공기(工期)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설계변경을 추진하는 등 부실공사를 자초했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조사가 확대될 경우 부실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이개호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CLP 부식 및 공극 발견 현황’자료에 따르면 한빛 원전 2호기에서 CLP 부식이 최초 발견된 2016년 6월 이후 전 원전(총 22기)에 대한 확대점검을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CLP 부식이 777개(10기) △공극이 295개(8기)가 발견돼 한수원이 조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전에서 발견된 295개 공극 중 94.2%인 278개가 한빛 원전에서 발견됐으며 이 중에 3·4호기에서 발견된 공극이 245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CLP 부식의 경우 발견된 777개 가운데 한빛원전에서 469건이 발견됐으며 1·2·4호기에서 발견된 부식건수가 무려 467건, 60%에 달해 한빛원전의 안전성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극이 한빛 원전에서만 집중적으로 나타난 이유에 대해 원전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타설 부실과 함께 건설기간(工期)을 단축하기 위해 보강재를 제거하지 않고 공사를 하도록 설계 변경을 한 것이 주된 원인이며 설계변경을 요청한 당시 당시 발주사인 한수원(한전)과 기술적으로 이를 허락한 한국전력기술이 부실시공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의원이 확보한 지난 1990년 11월 21일 당시 ‘현장설계변경요청서(FCR)’에 따르면 한전이 보강재를 제거하지 않도록 설계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바로 다음날 설계를 맡은 한국전력기술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CLP의 경우 원전 운영기간 중 부식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실시공 이외에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개호 의원은 이와 관련 “격납 건물은 사고가 났을 때 방사능 외부유출을 막아주는 안전장치이며 특히 CLP는 원래 원전 설계를 할 때 원전수명과 함께해야 하는데도 부식과 공극이 1,000여 군데 이상 발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른 원전은 모두 보강재를 제거하고 타설했는데 한빛 3·4호기만 보강재를 그대로 두고 공사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한빛원전 전체에서 공극과 부식이 유독 많이 발견되는 이유와 대책을 분명히 밝혀 주민들의 안전우려를 떨쳐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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