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미터기 좌측에 설치된 부산도시가스 원격검침기 BTS-250 제품.
가스미터기 좌측에 설치된 부산도시가스 원격검침기 BTS-250 제품.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도시가스업계가 IT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서비스 향상과 자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원격검침시스템으로 점검원이 직접 발품을 팔아 점검하던 기존의 체계가 원격으로 바뀌고 있다. 도시가스업계에서도 본격적인 원격검침시스템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역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원격검침시스템 도입에 팔을 걷어부치는 모양새다. 최근 스마트 가스계량기(가스 AMI)를 보급하기로 공식화 했기 때문이다.
기존 민간 도시가스사에서만 이뤄지던 보급사업이 정부와 함께 실시됨에 따라 향후 전국적인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부 도시가스사는 드론, 스마트 앱 등을 활용해 안전점검을 실시, 업계가 전방위적으로 IT 등 신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눈에 띈다.
원격검침을 비롯해 드론 등 신기술을 도입은 고객서비스 및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줄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안전관리 수준 향상, 검침원 안전 강화 등도 신기술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방향으로 여겨진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도시가스업계의 주요 신기술 도입 사례 등을 통해 관련 전망을 해본다. /편집자 주 

 
■스마트 도시가스계량기 본격 스타트

정부 주도의 스마트 가스계량기 보급 사업이 본격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지난 7일 2020년까지 총 3만대의 스마트 가스계량기를 시범지역 4곳(광역자치단체)과 제주도에 보급할 계획이다.

스마트 가스계량기(가스 AMI)는 검침원이 집집마다 방문하지 않아도 검침이 가능하며 도시가스사에서 가스누출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계량기다.

가스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란 무선검침, 정밀계량, 가스누출 실시간 감지가 가능한 스마트계량기를 말한다.

스마트 가스계량기의 보급으로 최근 이슈된 방문검침에 따른 사생활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침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과 가스누출에 대한 안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지역은 수도권·중부권·호남권·영남권 등 4개 권역별로 광역자치단체 각 1곳을 선정해 총 1만5,000대의 스마트 가스계량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산업부는 관련 기관·기업들과 가스 AMI 보급 추진단을 통해 효율적인 사업추진 및 효용 검증, 제도개선 사항 도출 등을 실시(분기별 회의개최)할 예정이다.

△산업부: AMI보급 총괄, 제도개선 △한국가스공사: 사업예산 지원 △한국도시가스협회: 사업수행 주관, 업계 단체표준 정립·인증 △국가기술표준원: 계량제도 및 표준자문 지원 △시·도: AMI 보급사업 관리·감독·홍보 △도시가스사: 권역내 수요가 대상 AMI 설치·운영·관리  △전자부품연구원: 보급사업을 위한 기술지원 등을 맡는다.

이외 2020년부터 천연가스가 공급되는 제주도에 1만5,000대의 스마트 가스계량기도 보급한다.

산업부의 관계자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2021년까지 스마트 가스계량기의 효용성과 소비자 만족도를 검증하겠다”라며 “향후 실증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 가스계량기 보급 확대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도시가스 직원이 자체 스마트앱을 활용해 점검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도시가스 직원이 자체 스마트앱을 활용해 점검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민간 중심 원격검침시스템 개발·보급

정부 발표 전부터 주요 도시가스사는 원격검침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공급권역의 환경에 맞춰 빠르게 대응해 자체 개발 등을 통해 시범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중 대표적인 도시가스사로 부산도시가스는 자체 개발·보급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 사업을 확장 중이다.

부산도시가스는 지난 9월26일 SK E&S가 개최한 ESTEC 2019에서 검침이 어려운 지역의 업무개선을 위해 개발한 BTS-250 제품을 발표했다.

BTS-250은 부산도시가스 원격검침체계(Busan Telemetering System)의 줄임말로 RF(라디오주파수) 424MHz 대역을 활용해 250m 내에서 도시가스 계량기 검침값을 수신할 수 있다.

부산도시가스는 지난해 2월에 난검침지역 업무개선을 위해 개발을 착수, 같은해 9월에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인증(KC인증)을 받아 제품 파일럿 운영을 1년간 진행했고 11월에 그룹검침과 단일검침 과정에 대한 부분에 특허출원을 신청했다.

지난해 파일럿 테스트는 부산도시가스와 전북에너지서비스에서 각각 1,000대씩 총 2,000대를 운영했고 지난 9월에 파일럿 테스트 현장 점검 결과 계량기 지침값과 원격검침값이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오성일 부산도시가스 CS추진팀 과장은 “지역적 특성이 고지대에 세대가 밀집돼 있고 원도심 지역에 검침이 어려운 환경이 많아 검침점검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개발에 나섰다”라며 “특히 5~6층 승강기가 없는 공동주택의 경우 검침원이 직접 걸어 오르내리며 업무 불편이 많아 BTS-250을 적극적으로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민간 차원에서 개발·보급은 공급권역이 다른 도시가스사에서 긍정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고 있다.

경남권역의 하나인 경남에너지가 BTS-250을 도입하겠다 밝혔기 때문이다. 경남에너지는 전수 조사된 검침 애로세대를 위험 환경(A등급), 어려운 환경(B등급), 비효율 환경(C등급)으로 등급을 분류하고 등급별 우선 순위에 따라 2019년도에는 약 1,500여대의 무선검침기를 설치 할 예정이다.

김서형 경남에너지 경영관리본부장은 “무선검침기 도입은 방문서비스 사전예약제 및 고객센터 일요휴무제와 함께 고객센터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외 충청도 일부, 세종시를 공급권역으로하는 JB도 원격검침단말기를 개발했다. 에너지분야의 기자재 전문업체인 JB에너텍과 공동으로 ‘장착형 원격검침 단말기’ 개발 및 특허출원을 완료한 것이다.

이처럼 불과 몇 년사이 개발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향후 원격검침시스템 도입이 도시가스업계에 전국에 빠르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정부가 앞서 밝힌 점검원의 근로환경 개선이 주된 이유기도하다. 검침이 어려운 지역을 일일이 방문 점검하는 환경과 여성점검원이 대다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시대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같은 환경에 대한 변화요구가 줄곧 제기된 것도 보급에 박차를 가한 계기가 됐다. 여기에 도시가스업계 스스로 신기술 도입을 통해 효율적인 검침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IT기술을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빠른 업무처리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도시가스협회의 관계자는 “원격검침시스템의 도입은 이미 업계에서 그 필요성을 인식해왔다”라며 “여성점검원의 성범죄
예방과 업무 효율 극대화를 위해 정부와 협력을 통해 보급에 힘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SK E&S가 개최한 ESTEC 2019 경진대회에서 자회사 직원이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고층 건물에 설치된 도시가스배관의 가스 누출을 점검하기 위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SK E&S가 개최한 ESTEC 2019 경진대회에서 자회사 직원이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고층 건물에 설치된 도시가스배관의 가스 누출을 점검하기 위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안전에서도 신기술 두각…접목·도입 앞다퉈

신기술 도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안전분야이다. 도시가스 특성상 대형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배관 관리는 업계의 생존과 직결된다.

최근에는 드론을 활용한 안전점검이 주요 도시가스사를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SK E&S는 지난 9월 ‘도시가스 안전기술 경진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하고 안전기술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경진대회에서는 SK E&S의 도시가스 자회사인 코원에너지서비스, 부산도시가스, 충청에너지서비스, 영남에너지서비스(구미/포항), 전남도시가스, 강원도시가스, 전북에너지서비스를 비롯해 국내외 도시가스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와 함께 도시가스 비상대응체계, 안전관리 신기술, 안전체험, New Biz 등 6개 분야 46개 전시부스를 운영하며 에너지 관련 기술과 지식교류의 장도 함께 마련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가스누출 점검’ 및 ‘AI 기반 굴착공사 관리’가 눈길을 끌었다. 드론을 활용해 고층 건물이나 교량 아래에 설치돼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도시가스 배관을 점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영광 SK E&S  도시가스사업부문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그간 SK E&S가 축적해 온 도시가스 안전관리 역량과 기술을 도시가스업계와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도시가스사 중 하나로 서울도시가스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도시가스는 최근 IoT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및 안전관리에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현장용 스마트 안전관리앱 ‘Smart SCG’를 도입해 현장직원들의 업무 효율 및 편의를 돕고 있다. Smart SCG는 스마트폰 GIS 지도에서의 시설물 검색 및 순찰점검 업무처리는 물론, 자체 메신저 ‘세이프톡’을 통해 효율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장 직원이 사무업무 처리를 위해 사무실까지 가야 하는 수고와 번거로움이 덜게됐다. 또 차단밸브 추적, 스마트 거리측정, 정압실 체크인 기능도 갖춰 신속한 사고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장은 “보수적 산업군인 에너지산업에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IoT 서비스를 접목해 직원들의 편의와 업무 효율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전도 보장할 수 있게됐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에너지 IT융합 서비스 및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전에서도 주요 도시가스사가 앞다퉈 신기술을 도입, 안전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전반적인 도시가스 안전관리수준도 보다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IT기술을 활용해 고객서비스와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적용 사례는 업계 전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보편적 현상으로 보면된다”라며 “그간 수동적이었던 관행을 타파하고 적극적인 고객확보 마케팅과 맞물려 그에 맞는 서비스 향상 그리고 선진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은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열쇠일 것”이라고 밝혔다.

JB의 장착형 원격검침 단말기.
JB의 장착형 원격검침 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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