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수인 기자]화학산업의 필수기술인 수소화 반응(수소 첨가 화학반응)이 상온에서도 가능해져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영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본부장과 정재훈 울산대 교수 연구팀은 수소화 반응 촉매 연구결과를 ‘미국 화학회 촉매(ACS Catalysis)’ 표지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수소화 반응은 액상수소원과 반응물을 촉매에 함께 넣으면 수소가 촉매를 거쳐 반응물에 전달돼 새로운 생성물을 얻는 화학반응으로 화학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수소화 반응은 1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고온으로 높이기 위해 에너지가 소모되고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에 상온에서의 수소화 반응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상온에서의 수소화반응은 팔라듐과 플래티늄 등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써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금속유기골격체(MOF;Metal Organic Framework) 촉매에 알코올을 넣고 단순 가열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기존의 문제점들을 해결했다.

MOF 촉매에 알코올을 넣고 끓이자 MOF의 지르코늄 산화물부분에 활성점(반응하는 자리)이 생겼다. 이렇게 반응 자리가 늘어나자 촉매 표면이 활성화되고 활성에너지를 낮춰 상온 30℃에서도 쉽게 수소화 반응이 이뤄졌다.

연구진은 신형 MOF 촉매를 이용해 상온에서 바이오매스 ‘퍼퓨랄(Furfural)’을 화학원료 ‘퍼퓨릴 알코올(Furfuryl alcohol)’로 전환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석유화학공정과 바이오화학공정 등의 중간체 7종을 만드는데 성공, 신형 MOF 촉매가 상온에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지금까지 화학공정에서 골칫거리로 취급받던 폐열을 반응열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냉각수로 식힌 폐열을 새로운 수소화 반응의 반응열로 활용하게 되면 폐열 재활용은 물론이고 온실가스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수소 전달 메커니즘도 새로 규명했다. 실제 실험과 계산과학을 통해 수소화 반응이 촉매와 반응물의 6각링 전이상태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8각링 전이상태를 거쳐 진행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난 10년간 연구자들은 듀메식(James A. Dumesic) 미국 위스콘신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가 설명한 6각링 전이상태를 바탕으로 촉매를 만들어왔지만 지금까지 전이상태를 잘못 알고 있던 것이다.

황영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본부장은 “수소 전달과정의 전이상태 중간체가 밝혀졌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촉매 반응경로 연구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바이오화학 공정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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