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류희선 기자] 배출권거래 가격이 5월 들어서부터 3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가운데 향후 배출권가격이 하락세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4만원대로 고공행진하던 거래가격이 지난 13일 종가 3만700원까지 하락했으며 19일 3만3,15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도 꿈쩍하지 않던 배출권가격이 급작스럽게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가격이 오른데는 시장에 나온 매도 물량 부족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출할당업체들이 배출권 여유분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쉽사리 매도하지 못해 물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에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는 환경공단이 발행하는 ETS 인사이트를 통해 “2019년 기준으로 예상되는 무상과 유상할당량은 약 5억7,030만톤CO₂-eq이며 배출권 거래시장에 공급이 가능한 예상량은 6억590만톤CO₂-eq, 2019년 배출권 시장의 잠재 초과공급량이 약 1,740만톤CO₂-eq”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2019년 배출권거래시장은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유승직 교수는 “배출권거래시장이 초과공급상태이므로 이월제한 규정의 최대 허용량만큼 2020년 이월될 가능성이 크며 2019년에 차입한 2020년 배출권의 양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오는 2021년부터는 제3차 배출권거래제 계획이 시작되는 해인만큼 이월할 수 있는 양은 한정돼 있어 올해 배출권 초과공급 상황은 지난 2019년에 비해 훨씬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초과공급량 예측에도 불구하고 할당업체들은 여러 불확실성 속에 잉여배출권을 매도하지 않아 높은 가격을 보여왔다.

한국환경공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시장가격 하락은 배출권시장의 공급량초과 관련 정보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그동안 소극적으로 참여했던 업체들이 점차 잉여물량을 매도해 시장 가격이 변화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배출권시장 분석업체의 관계자는 “2019년 정산이 이미 마무리돼 배출권 가격 상승에 코로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배출량감소가 예측되는 가운데 이러한 요인들이 현재 급격한 가격변동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는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관련 전문가는 “일단 6월 명세서 제출 후 가격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겠고 연말에 할당업체들은 대체로 배출권 필요 수량이 예측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잉여배출권이 매물로 쏟아 지면 일시적으로 거래가격이 한번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올해는 다시 4만원대로 상승하기 보다는 대체로 3만대를 보이면서 가격안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의 배출권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해 3월부터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국내 배출권거래가격은 유럽에 비해 다소 늦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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