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추진선이 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LNG추진선이 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정부가 ‘한국형 LNG화물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동안 외국계 업체의 LNG화물창 시장 독과점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었던 국내 조선업계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LNG화물창의 형태는 크게 모스형, 멤브레인형 두가지로 나뉘는데 멤브레인형 탱크가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모스형이 선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었다.

하지만 멤브레인형 화물창의 안전성이 검증되면서 상대적으로 모스형보다 확장성이 좋은 멤브레인 형태의 화물창이 선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최근 건조되고 있는 LNG 운반선에 탑재되는 LNG화물창은 멤브레인 형태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멤브레인 형태의 화물창에 대한 라이센싱은 프랑스의 ‘GTT’라는 회사가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GTT는 멤브레인형 화물창에 대한 라이센싱 제공뿐 만 아니라 도면, 감리, 조건해석 등의 기술적인 솔루션도 같이 제공하면서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오랜 기간 멤브레인형 화물창을 활용해 오면서 기술적으로 경험이 쌓인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GTT의 기술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GTT측은 멤브레인 화물창에 대한 라이센스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불필요한 기술지원까지 강제적으로 받도록 계약조건을 내세우면서 고비용의 금액을 국내 조선업계에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의 관계자는 “GTT가 멤브레인형 화물창에 대한 라이센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불평등한 형태의 계약을 제시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GTT사의 독점 체제에 조선소가 각자 대응하기 어려우며 GTT사는 국내 조선소와의 불평등한 계약을 통해 특허권자와 실시권자 간의 기술적 종속관계를 계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국내 조선 3사가 합작해 독자 화물창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으나 GTT사와의 상업적 계약관계와 특허권 분쟁 위험성 때문에 시장진입이 어려운 상태인데다 GTT사의 지속적인 견제로 민간차원에서의 기술집약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 로열티로 인한 국부 유출 심각
GTT의 독점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로 국부유출이 심각하다는 점이 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LNG운반선 건조시장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핵심기술인 화물창에 대한 라이센스 부재로 선박건조비용의 5%에 해당하는 약 100억원의 로열티를 GTT에 지불하고 있어 국부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 한국의 LNG선 수주량은 139척으로 약 1조4,000억원의 로열티를 해외에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IMO2020의 발효와 함께 LNG선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해외에 유출될 로열티는 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한국형 LNG화물창’ 개발 박차···GTT독과점 대응 될까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한국형 LNG화물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11일부터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BOR 0.07% 이하의 LNG 선박용 화물창 개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조선 3사 의견을 반영한 배열 표준화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시장가격 이하 수준의 가격경쟁력 및 경제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선박엔진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시장요구 수준으로 화물창 성능을 개선시키는 한편 조선사 등 민간주도로 과제를 수행해 상업화 수준의 가격, 품질, 생산 경쟁력을 확보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orner Panel 국부 구조해석 및 평가 △단열시스템 내부 열유동 해석으로 Icing 발생여부 평가 및 선급 확인 △Insulation Panel 단열재 개선 및 성능 평가 △화물창 전체 구조해석으로 시스템 안전성 평가 △슬로싱 하중에 대한 시스템 건전성 평가 △Mock-up 등을 통한 품질문제 검증 △국내외 선급 인증 취득 등 설계역략개선 및 성능해석 품질평가로 화물창 시스템 품질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목표 성능으로 BOR(일일 LNG기화율) 0.07% 이하, KC-1대비 금형수량 50% 감소, 폐쇄형 Mock-up 제작 및 시험 통해 품질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이번 사업의 지원기간은 1차년도 6개월, 2차년도 12개월, 3차년도 12개월 등 총 30개월이며 정부 출연금은 올해에만 11억원이 투입되고 총 정부출연금은 4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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