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지역난방 또는 중앙난방의 공용부로부터 세대로 열원이 이동 시 길고 복잡한 배관부를 거치면서 열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줄이기 위한 통합배관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합배관시스템은 급탕 배관을 없앤 대신에 세대 내에 설치된 열교환기를 이용해 급수를 순간 가열하는 방식으로 온수를 공급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사용자의 편의성도 향상시킬 수 있어 지역난방의 혁신적인 난방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실 개선이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적 활용을 돕는 통합배관시스템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대기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한설비공학회 2019년 하계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된 ‘공동주택에서 통합배관시스템 적용에 따른 에너지절감 효과(윤석구, 이언구, 박진철)’에 따르면 기존 중앙난방의 4관식 배관방식은 복잡한 배관시스템과 유지관리비 증가 등으로 인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반면 통합배관방식은 난방온수를 최단거리에서 직접가열을 통해 급탕을 생성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에너지절약 효과가 있다.

준공 후 30년 된 목동 W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2013년도 난방 및 급탕과 공용부 열손실에 따른 연간 총에너지 소비량은 4,077.2MWh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합배관의 2관식으로 교체된 이후 2015년도에는 3,481.8MWh, 2016년도에는 3,558.2MWh로 계측돼 2년 평균 에너지 사용량은 3,520.0MWh로 에너지절감율이 평균 13.7%로 나타났다. 특히 공용부 에너지 손실은 2년 평균 38.6% 감소했다.   

160만세대, 2,500개 빌딩에 지역난방을 공급 중인 한국지역난방은 기계실에서 세대까지 난방 2열, 급탕 2열 등 4관식 배관방식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주거문화의 변화와 쾌적한 실내환경 욕구 증대로 소비자에게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난방과 급탕을 공급하기 위해 통합배관시스템을 개발해 다수의 특허 획득했으며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실증을 거쳤다.  

통합배관시스템은 공급과 환수 2열로 난방은 기존과 동일한 방식, 급탕은 세대별로 설치된 열교환기로 온도설정 후 사용하는 편리한 시스템, 관리소는 세대별 요금부과 시 난방과 급탕 계량기를 검침해 각각 부과했으나 통합배관시스템은 세대별로 설치된 한 개의 열량계로 요금이 부과된다.

건설사는 난방과 급탕 공급을 위한 열교환기 펌프, 제어밸브, 배관을 기공하고 기계실 공동구 입상피트 공간이 필요했으나 통합배관시스템으로 기존대비 절반의 비용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입주민은 난방과 급탕을 연중 24시간 사용할 수 있어 열손실 및 난방동력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관리소는 설비 간소화로 효율적인 시설관리가 가능하다. 지역난방공사에게는 고품질의 열을 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 지역난방의 편리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즉 열 공급에서 사용까지 전 단계의 비용을 줄여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같이 통합배관시스템은 국가 에너지 정책에 기여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성장해나갈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직 초기 시장이기는 하나 통합배관시스템이 적용된 현장의 사례를 통해 에너지절감 효과가 입증됐고 이를 기반으로 공동주택에서의 효율적인 에너지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최근 지역난방공사와 경동나비엔, 현대BS&C 등 3사는 경기도 ‘고양 삼송역 헤리엇(HERIOT)’ 건설 현장에 통합배관시스템의 에너지절감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열을, 현대BS&C는 시공, 경동나비엔은 통합배관시스템 ‘히티허브’를 공급하게 된다.

공급된 열은 ‘히티허브’를 통해 가정용 보일러나 온수기와 같이 원하는 온수 온도를 설정하면 고객은 원하는 온도로 일관된 품질의 온수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온수를 저장해두지 않고 필요 시 순간 가열해 온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레지오넬라균 등의 유해균 증식을 억제한다. 

경동나비엔의 관계자는 “판교 운중동 블록형 단독주택 73세대, 부천 중동 오피스텔 510세대, 병원, 호텔 등 통합배관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SH 고덕강일 600세대, LH 시범사업 등 공동주택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단독 공동주택 및 건물에 통합배관이 설치돼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이미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지역의 4,000세대에 공급 계약을 체결해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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