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2인1조 제도 도입을 두고 도시가스 안전점검원들의 71.2%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도시가스 안전점검원들이 사용가로 직접 방문해 집 내부의 내관, 가스레인지, 보일러 등의 누출여부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성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2인1조 제도’는 안전점검원들이 2인1조로 사용가를 방문해 성폭력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예방대책 중 하나로 제시됐으며 도시가스사들의 공급비용 상승우려, 성폭력 예방 실효성 등 다양한 논란을 야기해 왔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직무대행 김종범)는 (주)리서치월드에 의뢰해 ‘도시가스 안전점검원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리서치월드는 각 권역 도시가스사 안전점검원 5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조사 형태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안전점검원 2인1조 도입에 반대하고 현행유지를 원하는 응답은 71.2%나 차지했다. 2인1조 및 탄력적 2인1조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은 28.8%(전면 2인1조 찬성 9.4%, 탄력적 2인1조 찬성 19.4%)를 차지했다.

대체적으로 안전점검원 2인1조 제도 도입의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2명이 1조로 묶이는 상황에 대한 업무불편, 비용발생 등을 우려했으며 2인1조 제도를 찬성하는 응답자들은 개인안전, 성범죄 예방을 가장 우선으로 꼽는 경향이 강했다.

2인1조 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356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반대사유를 분석한 결과 ‘비효율적’으로 34.3%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2인간 업무시간, 동선조정 비용 발생’이 25.8%, ‘안전점검원 2명 방문에 대한 사용가의 거부감’이 9.3%를 차지했다.

전면 2인1조 도입을 선택한 47명에 대해 사유 중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개인의 안전을 위해’가 42.6%, ‘성범죄 등의 예방을 위해’가 25.5%, ‘심리안정에 도움’이 10.6%를 차지했다.

탄력적 2인1조 도입을 선택한 97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사유를 분석한 결과 ‘2인1조보다 업무에 효율적’, ‘개인 안전을 위해’가 각각 27.8%를 차지했고 ‘성범죄 등의 예방을 위해’가 22.7%를 차지했다.

탄력적 2인1조 제도를 도입에 대한 안전점검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성범죄 예방에는 효과적이나 2인1조 편성에 따른 유연근무 제약으로 불편’으로 전체 응답자 중 57.4%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응답은 ‘성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없으며 2인1조 편성에 따른 유연근무 제약만 강화’가 20.6%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성범죄 예방에 효과적이고 근무 상에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12%, ‘성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응답이 10%를 차지했다.

■ 성범죄 유형, ‘과도한 노출’·‘폭언’이 많아
안전점검원이 겪는 성범죄 유형을 분석한 결과 ‘과도한 노출’, ‘폭언’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서치월드가 최근 1년간 안전점검원들이 경험한 성범죄 951건에 대한 피해사례에 대해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과도한 노출’로 34.7%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은 ‘폭언’으로 33.1%를 차지했으며 그 외 성적인 언어폭력(11.8%), 신체접촉(9.3%), 개인정보 요구(9.1%) 등으로 뒤를 이었다.

■ 성범죄보다 점검 거부세대가 더 문제
점검원들이 도시가스 안전점검을 수행 시 겪게 되는 문제점 중 가장 큰 문제는 안전점검 거부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점검원들은 안전점검 수행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안전점검 거부세대’를 꼽았다. 전체 응답자중 49%를 차지한다.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은 ‘위험 환경노출 세대’로 17%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미사용세대’가 15.3%를 차지했다.

핵심 키워드였던 ‘안전점검원에 대한 성범죄’는 8.1%가 응답했고 ‘폭언’도 마찬가지로 8.1% 차지했다.

물론 도합 16.2%의 답변이 나온 안전점검원에 대한 성범죄, 폭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안전점검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안전점검 거부세대, 위험환경노출 세대로 이에 대한 문제해결이 우선시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안전점검원 2인1조제도, 대안 필요
안전점검원들 조차도 2인1조제도에 대한 부정적의견이 강하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리서치월드는 이번 결과보고서를 통해 ‘성범죄 예방에는 효과적이나 2인1조 편성에 따른 유연근무 불편’, ‘성범제 예방에 효과가 없으며 업무지장만 초래’ 등 부정적답변이 78%로 안전점검원들은 대체적으로 2인1조 제도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기 때문에 전면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긍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 비율도 28.8%로 전체 응답비율 중 1/3에 달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리서치월드는 선택적 2인1조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인, 2인1조를 안전점검원이 원하는 형태로 선택해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리서치월드는 “선택적 2인1조 제도는 점검원별 희망하는 근무형태를 적용받는 다는 측면에 ‘수요자 중심’의 근무형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볼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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