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투데이에너지] 그린뉴딜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각 부처를 비롯해 각계각층, 다양한 업종이 앞다퉈 자신의 분야에 최적화된 그린뉴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뉴딜은 기후·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함은 물론 자신이 속한 분야의 성장과 발전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그린뉴딜의 5대 대표사업의 하나인 ‘그린스마트 스쿨’을 추진을 주도하고 있다. 그린스마트 스쿨은 노후 학교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디지털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2,900여동 규모의 노후 학교건물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친환경단열재 보강, 모든 학교에 무선망·스마트기기 보급·온라인 플랫폼 구축으로 안전·쾌적한 녹색환경과 온·오프 융합 학습공간 구현을 목표로 한다. 2025년까지 총 사업비 15조3,000억원(국비 3조4,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12만4,000개도 창출될 예정이다. 학교현장을 친환경 제로에너지학교, 디지털 교육커뮤니티로 혁신하는 원대한 교육대계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의 그린스마트 스쿨 추진계획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성공적 추진 추진을 기원하며, 교육당국에 한 가지 강력하게 요청하고자 한다. 학교태양광의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모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전국 초·중·고 1만2,571개 중에 학교태양광이 설치된 학교는 2,502개였다.  19.9% 학교에만 학교태양광이 설치된 것이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는 일본, 독일, 영국 등과 비교되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설치된 학교라 하더라도 모든 건물동에 설치된 게 아니라 1개의 동에 극히 일부가 설치된 경우가 많기에 실질적인 용량은 더욱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스마트 스쿨 계획에도 태양광 설치가 포함돼 있지만 기후위기의 절박함과 외국의 노력에 비교할 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린스마트 스쿨이 적용될 2,900여개 건물동은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건물이다. 양적으로 훨씬 많은 40년 미만된 학교건물은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로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학교건물은 35년 이하가 대다수다. 이들 학교건물에 대한 태양광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많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학교태양광 보급에 의욕을 가졌었다. 하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일선 학교는 안전·관리·책임문제와 태양광에 대한 인식의 한계 등으로 일선 학교의 호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태양광 추진 동의와 임대계약 권한을 가진 일선 학교장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일선 학교장의 연대조직인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가  학교태양광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시대변화에 부응하려는 교장연합회 집행부의 의지와 더불어 기후위기의 심화, 정부의 그린뉴딜 발표, 그린스마트 스쿨 정책 등이 태도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한 대중행사가 교장연합회 주관 행사였고 적극적으로 교장연합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현장소통행보를 한 점도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아직도 전국 초·중·고의 80%에 해당하는 1만여 개의 학교에 태양광이 없다. 대략 5,000개 학교 이상에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안다. 1개교 당 평균 100kW, 총 500MW, 년 657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500MW면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1기를 대체할 수 있는 엄청난 용량이다. 친환경 에너지학교 구현을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교태양광을 추진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태양광은 펀딩에 의한 RPS사업이 가능하다. 정부나 일선 학교가 재정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는 학생, 교직원, 교육당국, 학부모, 동문, 관련 업종 관계자로 구성된 대한민국 최대의 커뮤니티다.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 영향의 범위가 학교 울타리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후위기 극복은 인간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초중고 과정부터 기후·생태·에너지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태양광은 기후·생태·에너지 현장교육의 장, 체험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그린스마트 스쿨의 보완재이자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교육당국이 변화된 조건을 십분 활용해 교장연합회와 함께 학교태양광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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