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를 활용해 열수송관 위치를 파악하며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GS파워).
태블릿PC를 활용해 열수송관 위치를 파악하며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GS파워).

[투데이에너지 류희선 기자] ‘안전’이라는 화두가 각 분야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열수송시설 안전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도 증폭되고 있다. 수도관이나 가스관 등과 동일하게 지하에 매설된 열수송관은 쉽사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안전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기사용 열수송시설 안전진단이 의무화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안전관리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피력됐다. 이에 대해 집단에너지업계의 입장은 어떠한지, 현재 집단에너지업계는 어떤 열수송관 안전관리 대안을 구축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열수송시설 안전진단 ‘강화’
정부는 체계적이고 선제적 관리를 위해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을 제정했으며 하위법령으로 기반시설관리계획(2020~2025년)을 세웠다.

전반적으로 우리 생활과 깊숙이 연결된 모든 기반시설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OECD 국가들의 기반시설 공급(투자)은 축소되는 반면 유지관리 및 성능개선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을 공급하는 열수송관도 기반시설 중 하나다. 열수송관은 에너지를 수송 분배하기 위한 시설로 열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관과 보온재, 외관, 이중보온관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장기사용, 즉 20년 이상 사용한 열수송관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설 유지 관리 보수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현재 시설물안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상수(급·배수관)·하수도, 가스·송유·열수송관, 전력·통신구 및 어항시설은 개별법에 따라 정기검사, 안전점검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라 열수송관은 1년 한차례 정기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는 각 사업장 내 자체적으로 정기검사 항목에 따라 점검 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사업자들은 1일 2회 열수송 관로를 따라 지열 감지를 통한 안전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장기사용 열수송관에 대한 안전진단 의무화로 법이 강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역난방 열배관의 안전진단기관을 지정하는 내용의 집단에너지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 공포했다.

안전진단기관에는 에너지공단이 지정됐으며 추후 일정자격을 갖춘 진단기관을 추가할 수 있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교체기준에 해당하는 등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행계획을 수립해 이행해야한다.

현재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은 이에 따른 자세한 시행규칙을 제정 중에 있으며 기준이 모호한 현재 상황을 고려해 기한을 유예, 사실상 내년 1월부터 정식 시행될 예정이다.

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있을 시 진단기관은 보수 또는 보강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기존 정기검사 시행 시 합격과 불합격으로 결론을 내는 구조와 다른 점이다.

집단에너지사업자 뿐 아니라 모든 기관이 이같은 안전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안전진단 제도 도입에는 실효성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미 국토교통부의 기반시설관리기본법과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열수송시설 안전관련 관리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진단 의무화까지 더해지면서 중복규제로 사업자들에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한다.

업계의 관계자는 “중·소형집단에너지사업자는 수익구조도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진단 의무까지 더해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비용 뿐만 아니라 안전관리 실무자 인력도 더 보충해야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자세한 시행규칙 수립을 위해 에너지공단과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이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실제 5년 내 장기사용 열수송관을 소유한 사업자가 12개로 늘어날 예정이지만 일부 사업자만 초안 마련 간담회에 참여한 바 있다”라며 “전체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 집단에너지사업자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의 기회를 빠른 시일 내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진단 기관 지정도 관건이다. 에너지공단의 관계자는 “진단기관을 지정하는데 있어 일정 수준의 인력과 장비 등을 갖춰야 하는데 조건의 기준 마련이 또하나의 중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20년 이상 사용 열수송관, ‘36%’
현재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기관이 소유한 열수송관은 총 4,278km 규모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240km(2018년 기준), 서울에너지공사가 208km, 33개 민간기관이 1,793km(42%)를 소유, 관리하고 있다.

이 중 20년 이상 사용한 장기사용 열수송관 규모는 약 36%에 달한다. 10년 후에는 50% 이상 규모에 육박할 예정이다. 

장기사용 열수송관 증가로 배관손상, 온수유출, 열공급 중단 등의 사고 우려가 있으며 열수송관 사고는 지난해 8건이 접수됐다. 열수송관 ‘사고’ 기준은 열공급 중단이다. 지표면 온도에 고온의 열이 감지돼 보수, 수리가 필요한 경우 열공급이 중단된다면 사고로 판명된다.

사고의 원인은 다양하다. 장기사용에 의한 배관 부식, 타 배관공사 굴착 시 파손되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관련 전문가는 “지하매설물 굴착공사로 인해 다른 배관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굴착공사정보 시스템 플랫폼이 강화돼야 하며 불법 굴착공사의 유착을 끊어야한다”고 전했다.

스마트한 안전관리 기술 ‘착수’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사업을 위해 열수송관 유지보수와 성능개선에 대한 효율적인 정책과 기술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어들면서 지하안전관리에도 ICT, IoT 등을 접목한 기술이 적용돼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 대형사업자인 한난은 스마트 열수송시설 유지관리로 모두에게 안전한 중단없는 에너지 공급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한난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웹기반의 통합 공간정보시스템(GIS시스템) 구축을 착수해 9월 정식 운영을 개시했다. 부정확한 시설물 데이터를 정비하고 통합좌표체계를 적용해 전국 19개 지사 열수송시설의 위치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난의 관계자는 “통합 공간정보시스템은 4차산업 ICT 기술을 활용한 열수송시설 디지털 관리체계의 기반이 될 것이며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설물관리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난은 드론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한 열수송관 누수탐지를 통해 기존 인력•차량 열화상 점검시 교통제약으로 인한 효율성 문제를 개선할 예정이다.

드론 열화상카메라는 비행고도 최대 150m로 기존 인력·차량 열화상대비 촬영폭이 7배가 향상되는 것으로 광범위한 점검수행과 동시에 점검시간도 단축하는 효율적인 대안이다. 이외에도 IoT 지열모니터링 센서 기술을 확대 운영 할 예정이다.

IoT 지열모니터링 기술은 땅속에 매설돼 있는 열수송관이 손상 될 경우 열이 지표면으로 전달되는 현상을 지열모니터링 센서로 이상유무를 감지하는 방법이다.

한난은 IoT 기술을 접목해 24시간 땅속의 지열 추이상태를 분석해 지열온도 급상승 시 누수 위험 사전 감지가 가능해 초동대처시간 단축에 효과를 발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 한난 북부사업본부는 LU U+ 와 MOU를 맺고 IoT 통신을 기반으로 지열모니터링 센서를 시범 개발하고 2019년도에 현장 실증을 한 바 있다.

ICT, IoT기술은 열수송관망 모니터링, 맨홀모니터링 등에도 활용가능하다. 24시간 배관망의 유량과 압력 모니텅링 및 맨홀 내부상태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징후 사전예측과 선제적 긴급상황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안전전략은 모두의 안전은 물론이며 경제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해 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

열수송시설 관리효율 향상 ‘집중’
한난은 지속적인 열수송시설 관리 기술개발과 연구, 실증에 매진하고 있으며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에너지 공기업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선제적 안전관리 모델 제시로 2년 연속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공공기관상’을 수상했다.

한난은 계속해서 공기업으로서 기술개발과 확산에 매진하는 역할을 해 전국의 집단에너지사업자와 공유, 정부 협력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시설 유지관리 제도 정착에 힘쓸 것을 시사했다.
민간사업자들도 열수송관 안전 신뢰성 향상을 위한 여러 제도 도입에 나섰다.

GS파워는 점검원의 점검 신뢰성 향상을 위한 점검 경로 추적 프로그램을 도입해 전자파일 수취 및 점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열 온도차 발생 보고서 전산화가 가능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해 안전관리 효율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점검 프로그램을 통해 점검 경로 누적기록에 따른 누락구간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울러 GS파워는 누수 청음을 측정한다. 청음조사는 관로 상 누수가 나타나는 경우 관의 재질을 통해 진동음이 발생하면 이를 탐지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점검원이 직접 금속막대를 접촉시켜 진동을 들어 누수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면 전자식 누수탐사로 누수음을 전기적으로 증폭시켜 측정해 사람의 청역대역 외 주파수 탐지가 가능해져 조사의 정확도와 신뢰성이 제고된다. 신규방식인 전자식 누수탐사 방식 검토 결과 도시 주변 소음이 최소화되는 새벽시간을 활용해 미세한 누수음까지 측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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