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정체 내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바이오디젤 업계가 수상스러운 소문에 혼란을 넘어 초상집 분위기다.

문제의 발단은 현대오일뱅크가 바이오디젤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불거지면서  본지는 사실확인을 했지만 석유협회는 물론 주무부처, 해당기업인 현대오일뱅크에서는 “사실이 아니다, 또는 처음 듣는 얘기”라는 답변으로 해당 사실을 일축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건설사 등을 통해 바이오디젤 플랜트 입찰 설명에 참석하라고 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한국바이오디젤협회는 결국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에게 탄원서를 전달하기에 이르게 됐다.

바이오디젤협회는 추석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디젤사업 진출에 대한 대책 회의를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건설사를 통한 입찰 참여 등의 소문이 돌자 탄원서를 통해 바이오디젤 산업 참여는 용납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본지가 입수한 탄원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가 추진중인 바이오디젤 사업계획은 전면 폐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바이오디젤업계와 상생 및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중소규모의 영세 바이오디젤사업자가 많은 이 시장에 현대오일뱅크가 뛰어들 경우 바이오디젤 시장 교란과 기존 업체들의 붕괴를 초래해 결코 이같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바이오디젤은 출범 당시 재생에너지 보급 및 육성과 생산업체의 상생을 기반으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바이오디젤 사업을 계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왜냐하면 현대오일뱅크가 바이오디젤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경우 기존 납품업체 공급물량이 현저하게 줄게 되며 결국 폐업 등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디젤 의무혼합 주체가 정유사인데 의무혼합 대상자인 현대오일뱅크가 직접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혼합한다는 것은 제도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인 셈이다.

바이오디젤협회는 윤리적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고객과 협력사에는 거래하고 싶은 회사, 고객과 협력사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현대오일뱅크의 윤리경영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바이오디젤 사업 참여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동물성 유지를 원료로 생산된 바이오디젤을 SK에너지를 비롯해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에 공급하는 바이오디젤업체는 지난 2010년만 하더라도 23개 업체에 달했지만 정유사의 최저가 입찰 등으로 인해 현재 7개업체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GS칼텍스가 자회사인 GS바이오 설립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자체 생산 및 경유에 혼합 판매하면서 바이오디젤 업계가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었던 바 있다.

당시 GS바이오는 바이오디젤 업계와 상생을 약속하며 출범했지만 저렴한 단가를 기반으로 저가 입찰을 통해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GS칼텍스의 바이오디젤 납품업체 중 한 곳이 도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당시 정부와 GS칼텍스에서 필요로 하는 바이오디젤의 50% 이내에서 물량 공급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소요량의 80%로 확대됐던 것이 도산에 이른 원인이었던 것으로 지목되고 있어 현대오일뱅크도 이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경우 제2, 제3의 바이오디젤 업체 도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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