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해양 환경규제 강화 영향으로 대형 LNG추진선박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운송수단이 늘어날수록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부분이 바로 급유시스템이다. 육상 운송분야에서도 전기, 수소 등 친환경차 확대를 위해 충전인프라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특성상 해양교통의 요충지로 불린다. 동북아 세계 최대의 수요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중국으로 입항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영해 인근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에서 출발한 배들은 아시아에 진입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국가 중 하나가 우리나라다. 즉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관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리학적 이점은 선박 LNG급유시스템, 즉 LNG벙커링산업을 구축하는데 있어 최고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LNG추진선박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LNG벙커링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대형 LNG벙커링선 건조 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한바 있다. 이 사업에 국내 최대 LNG취급사인 한국가스공사(사장 채희봉)를 중심으로 뭉친 컨소시엄이 낙점돼 2022년 LNG벙커링선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LNG벙커링선의 역할은 무엇이며 향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 시장 선제대응 필요
IMO 2020이 발효되면서 배출가스 중 황함량 규제가 대폭 강화됨에 따라 해상운송분야에서 LNG추진선박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론 기존 벙커C유선에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유지비가 많이 발생하는데다 이번 IMO 2020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환경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스크러버 설치보다는 LNG로의 연료전환, 신규 LNG추진선박 운영이 선사들 사이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연구기관에서도 LNG추진선박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급회사 DNV-GL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운항 중인 LNG추진선은 150척, 발주가 확정된 LNG추진선은 138척으로 10년 전인 2010년 운항 중인 LNG추진선이 21척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세에 있다.

DNV-GL은 운항 중인 LNG추진선 150척, 발주예정인 LNG추진선 138척, LNG연료전환선박 139척 등 오는 2026년에는 운항 중인 LNG추진선이 427척으로 약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LNG벙커링 수요량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00만톤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연간 123만톤, 2040년에는 연간 337만톤~343만톤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수소산업에도 LNG업계의 역할이 크겠지만 LNG벙커링산업도 수소산업에 못지않게 LNG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적으로도 LNG벙커링산업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 Ship-To-Ship 벙커링 방식 ‘대세’
LNG벙커링선이 필요한 이유는 일정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육상에서 관을 통해 선박에 LNG를 급유하는 방식의 경우에는 LNG터미널로 소비자가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대체적으로 선박들은 항구에서 적하역 작업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여기에 운송산업의 특성상 제시간에 물건을 납품하지 못하는 경우 경제적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에서 배로 바로 급유하는 Ship-To-Ship 방식을 활용할 경우 급유선이 소비자의 일정에 맞춰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항구에 굳이 접안하지 않더라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급유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선사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급유방식은 LNG벙커링선을 활용한 Ship-To-Ship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LNG벙커링선의 필요성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대형 LNG벙커링선 건조, 첫발 뗀다
LNG벙커링산업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자 산업부는 대형 LNG벙커링 선박 건조지원사업 공모를 추진하면서 LNG벙커링산업 부양에 팔을 걷어 붙였다.

산업부 조선해양플랜트과는 LNG벙커링 안정 공급을 통한 LNG 추진선 건조 활성화를 위해 국고보조금 150억원을 지원하는 ‘LNG벙커링 선박 건조 지원사업’을 공고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 LNG벙커링 전용선 건조를 지원하는 정부 역점 프로젝트중 하나다.

아직은 전세계적으로 LNG추진선박이 많은 상황이 아니므로 사업 초기 수요부족에 따른 경제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해결하고 국내 LNG벙커링 및 조선산업 활성화에 핵심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업규모는 총 498억원(국비 150억 원·민자 348억원)으로 2022년 말까지 7,500㎥ 이상의 화물창을 가진 대형 LNG벙커링 전용선 1척의 건조를 지원할 예정이다.

■ 가스公 컨소시엄, 건조지원사업자 낙점
가스공사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산업부가 추진했던 LNG벙커링 선박 건조지원 사업 수행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앞서 가스공사는 부산항만공사, 포스코인터내셔널, 에쓰-오일, 대우로지스틱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번 사업에 단독 응모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가스공사를 비롯한 컨소시엄 소속사들은 자회사를 구성해 LNG벙커링 선박 건조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한편 현재 선박 연료용 LNG공급설비를 탑재한 아시아 최초 LNG벙커링 겸용 선박인 ‘SM JEJU LNG 2호’가 통영과 제주를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 건조되는 LNG벙커링선은 오직 벙커링만 주목적으로 하는 선박으로 국내 최초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LNG추진선박 건조 확대 유인 기대
향후 가스공사는 컨소시엄 업체들과 함께 LNG벙커링 합작회사 설립 후 2020년 12월경 국내 조선사 대상 공개 경쟁입찰방식을 통해 LNG벙커링선 수주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에 건조되는 LNG벙커링선은 2022년 하반기경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인도가 완료되면 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를 통해 벙커링용 LNG를 선적해 전국 항만을 대상으로 LNG공급에 나서게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LNG벙커링 전용선이 도입되면 국내 관련 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대형 LNG추진선박 4척이 건조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LNG벙커링 수단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연료공급 불안정 우려불식과 함께 LNG추진선박 건조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LNG추진선박 발주증가는 현재 침체 국면에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재도약의 발판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안정적인 LNG벙커링 공급이 가능해지면 국내 항구에 기항하는 LNG추진선박이 늘어나 국제적인 항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가스공사의 관계자는 “올해 LNG벙커링 합작회사를 설립해 2030년까지 전국 항만에 LNG벙커링 136만톤 공급 및 매출 약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라며 “최근 강화된 세계 해양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조선·해운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LNG가 선박수송용 연료로 정착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