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양수발전을 운영하며 매년 1,4000억원 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약 3조6,000억원을 들여 양수발전소 3개소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의원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영동, 홍천, 포천 3곳에 총 1,850MW규모의 양수발전소를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수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출력변동에 따른 주파수 안정화 유지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에 저장했다가 블랙아웃 위기나 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양수발전은 한수원 재정을 악화시키는 ‘돈 먹는 하마’인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총 16호기 양수발전소 운영하면서 2019년 1,323억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며 최근 5년(2015~2019년) 총적자액은 연평균 1,408억원에 달한다.

양수발전은 일평균 가동시간이 3시간도 안 돼 발전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호기별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2시간 54분에 불과했으며 전체 양수발전 16호기의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46시간에 그쳤다. 

3조6,000억원 규모의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 계획은 한수원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할 전망이다. 

2017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양수발전기를 2GW 확충할 계획이다.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9차 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2019년 대비 약 4배 확대한 78.1GW까지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양수발전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수원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원전은 폐쇄하면서 운영비도 나오지 않는 양수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수원은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월성1호기 영구정지를 결정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8월 준공된 2.4GW규모 신고리3·4기 건설비가 7조5,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양수발전 건설 및 운영 비용이 과다한 측면도 있다. 신규 양수발전 3기 건설비 3조6,000억원을 비롯해 신규 양수발전의 연간 손실액은 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자근 의원은 “단 한 번도 수익을 내지 못한 양수발전에 3조6,000억원을 들여 신규 건설을 추진 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라며 “한수원이 문재인 정부 코드 맞추기에 급급해 연간 1,8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되는 양수발전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한 결과는 결국 전기료 인상 등을 통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질타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