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지난 8월 용담댐, 섬진강댐, 합천댐 하류의 홍수피해 원인에 대한 국정감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댐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8월 강우량에 대한 부정확한 자체 예측으로 사전 방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매년 말 다음 달 강우량을 자체 예측해 댐방류 등의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수진의원이 공개한 수자원공사의 8월 댐운영계획에는 수자원공사가 8월 강우량을 초순과 중순은 ‘매우 적음’, 하순은 ‘매우 많음’으로 예측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8월 실제 강우량은 401.6mm로 매우 많았다. 결국 수자원공사가 8월 중순까지 강우량이 적을 것으로 예측해 댐의 사전 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가 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자 대량 방류를 해 댐 하류의 대규모 홍수피해가 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가 금강홍수통제소에 보낸 댐방류 계획 변경 승인요청 공문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8월7일 9시에 용담댐 상류지역의 8월 7~8일 동안의 강우량을 110~170mm로 예측했다. 이는 당시 8월7일 5시에 발표한 기상청 예보에 따른 전북지역(용담댐 상류)의 같은 기간 동안의 총 강우량인 100~200mm(많은 곳 300 이상)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강우량은 전북 장수 312.6mm, 진안 433.5mm, 동향 383.0mm으로 수자원공사의 자체 예측보다 훨씬 많았다. 결국, 수자원공사는 용담댐의 마지막 사전방류 골든타임을 놓치고 8월8일 12시에 댐의 수위가 계획홍수위에 다다르자 초당 2,900톤에 해당하는 물을 대규모로 방류를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결국 수자원공사의 부정확한 강우량 예측으로 사전방류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대규모 홍수피해가 나 이 부분에서 수자원공사의 책임이 크다”라며 “기상청과 수자원공사, 홍수통제소의 협력체제를 강화해서 보다 정확한 강우량 예측이 필요하며 특히 홍수기에 댐 사전방류 기준과 절차에 대한 보다 세밀한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자원공사 각 유역본부에서 관할 홍수통제소에 댐방류계획 변경 승인요청 공문을 보낼 때 댐 방류로 인한 하류 하천의 침수 가능성과 이로 인한 민원 발생에 대한 검토 자료를 단 한차례만 보내고 대부분의 경우 보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8월4일 용담댐 수문 방류로 인한 민원발생 검토자료가 딱 한번 홍수통제소에 보내졌고 이를 제외하면 용담댐, 섬진강댐, 합천댐 모두 관련 검토와 분석자료를 한번도 홍수통제소에 보내지 않았다”라며 “수자원공사의 댐방류 계획 승인 요청서에는 매번 댐수위 분석자료는 있는 데 반해 하류 하천의 침수 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사실상 없는데 이는 수자원본부 소속 유역본부의 댐관리지사들이 댐수위 상승으로 인한 댐의 안전 문제에만 신경 쓴 나머지 하류 하천 침수 피해에 대해서는 고려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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