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한국가스공사 싱가포르법인이 국제 LNG 거래시장에서 제3자 트레이딩(거래)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당초 설립 목적과는 달리 가스공사 본사와의 특수관계인 거래에 의존하고 있고, 법인 운영 역시 과도한 복지혜택으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싱가포르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체결한 총 20건의 트레이딩 중 90%인 18건이 가스공사 본사와 이뤄진 특수관계인 거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10건은 가스공사 본사로부터 물량을 구매해 해외업체에 되판 것이고 8건은 해외업체로부터 물량을 구매해 가스공사 본사에 판 것이다.

싱가포르법인의 트레이딩 손익 내역에 따르면 총 20건의 트레이딩을 통해 523만3,021달러의 수익이 발생했지만 이중 가스공사 본사와의 거래를 통한 수익이 413만3,591달러로 전체 수익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순수하게 제3자 트레이딩을 통한 수익은 109만9,430달러에 불과했다.

가스공사 본사와의 거래는 해외업체로부터 싼값에 구매해 또 다른 해외업체에 차익을 남기고 판매하는 제3자 트레이딩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며 트레이딩을 통해 창출된 수익 역시 가스공사 본사와의 특수관계인 거래라는 점에서 이것을 진정한 수익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편 싱가포르법인 운영 역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월 법인 개소 이후 파견된 3명의 직원에게 지출된 비용만 17억5,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파견 직원 3명에게 지원된 주택지원비만 무려 4억9,300만원에 이르고 직원 2명의 자녀 학자금으로만 2억7,800만원이 지출됐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7월 취임식에서 “동아시아 가스(LNG) 허브 육성에 가스공사의 주도적인 역할”의 의지를 밝히며 “싱가포르에 설립한 트레이딩 법인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엄태영 의원은 “본사와의 특수관계인 거래가 90%를 차지한다고 하면 그냥 본사가 직접 거래하지 막대한 운영비용을 쏟으면서 싱가포르법인을 운영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싱가포르법인이 당초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제3자 트레이딩의 활성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가스공사는 사기업이 아닌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만큼 국민의 눈높이와 괴리되는 방만 운영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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