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KIST,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기관이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76억원에 달하는 고용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과기부 소관 기관 43개 기관 중 84%에 해당하는 36개 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 3.4%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들 기관들의 전체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2.22% 수준으로 고용부담금만 무려 75억 6,985만원을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가장 많이 납부한 기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으로 전체 11%에 해당하는 8억2,118만원을 납부했다. 이어 KIST가 7억1,241만원, 한국원자력의학원 6억9,878만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5억3,533만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4억7,736만원, 한국과학기술원 4억3,062원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이 가장 낮은 기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으로 고용률이 0.52%에 그쳤다. 이어 한국원자력의학회 0.57%,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0.6%, 기초과학연구원 0.61%, 한국항공우주연구원 0.87%, 한국생명공학연구원 0.95%, 기초과학연구원 0.96% 등 이들 7개 기관은 장애인 의무고용률 1%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장애인 의무고용률 3.2%를 적용했던 2017년과 2018년 기간 때와 크게 개선되지 않았으으며 오히려 지난해 납부한 고용부담금이 3년 전인 2017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의 경우 이들 43개 기관 중 34개 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아 37억 6,775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했으며 2018년에는 37개 기관이 48억5,565만을 납부했다.

지난 8월 말 현재까지 장애인 의무고용률 1%에도 미치지 못한 기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0.47%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원자력의학회 0.72%,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0.8%, 한국항공우주연구원 0.84%, 한국전기연구원 0.92%, 한국생명공학연구원 0.93%에 그치면서 장애인 고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 중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원자력의학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4년 연속 의무고용률 1% 이하에 그치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단 1%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올해 말까지 장애인 고용 비율을 적용하고 이에 결정된 납부액은 내년 초에 납부할 예정이다.

양정숙 의원은 “현행법에 명시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정부 기관들이 오히려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돈으로 때우겠다는 안이한 태도로 인해 장애인들이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들 정부 기관들이 장애인 의무고용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과기부가 적극 나서서 장애인 의무고용률 3.4% 이행을 통해 공동체 역할과 사회적 책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법상 100인 이상의 상시근로자를 고용한 공공기관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상시 고용 인원의 3.2%를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하도록 했으나 지난해부터는 3.4%로 확대해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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