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정규직 늘리랬더니 자회사 ‘임원자리’ 나눠먹어
한전 등 정규직 늘리랬더니 자회사 ‘임원자리’ 나눠먹어
  • 조대인 기자
  • 승인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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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임원 28명 중 96.4%가 파견·겸직·퇴직자 출신
이주환 의원, 자회사 설립 후 수의계약 220건 몰아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자회사 임원 모기관 관련 현황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발전자회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관들이 정규직을 늘리기 위해 만든 자회사 임원자리를 나눠먹고 잇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공기업 자회사 임원 28명 중 96.4%가 파견, 겸직, 퇴직자 출신이며 자회사를 설립한 후 몰아준 수의계약이 220건에 달하고 계약액은 1조4,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주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만든 공기업 자회사가 공공기관 임원의 자리 나눠먹기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15곳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19곳의 임원 28명 중 96.4%에 달하는 27명이 모회사의 파견, 겸직, 퇴직자 출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자회사 3곳을 설립하면서 회사 임원 출신을 자회사 대표로 앉혔다.

이 가운데 한전MCS 권기보 대표는 지난해 6월30일 한전을 퇴직하고 다음날인 7월1일 자회사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한전FMS 이병식 대표도 퇴직일과 자회사 입사일이 불과 하루 차이다.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수력원자력, 발전사 등도 퇴직자 출신을 자회사 대표로 앉혔다.

자회사 대표를 선임하지 않고 모회사 임원을 파견하거나 모회사와 자회사 임원을 겸직하는 경우도 11명에 달했다.

지난 2018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관련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운영 모델(안)’에 따르면 신설 자회사는 모회사와 경영적으로 구분되는 독립적 전문 서비스 조직이어야 하며 자회사 경영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라고 명시했는데 실상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주환 의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설립한 정규직화 자회사가 공공기관의 ‘자리 나눠먹기’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회사와 모회사 임직원의 겸직 역시 자회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심각히 침해하는 행태”라며 “여전히 상당수의 모기관이 자회사를 용역업체 수준으로 이해하고 ‘통제와 감독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산업부 산하 공기업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위해 설립한 자회사 19곳에 몰아준 수의계약이 자회사 설립 이후 총 220건, 금액으로는 1조4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018년 7월 자회사 경영안정을 위해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8조 및 ‘기타공공기관 계약사무 운영 규정’ 제7조 등을 개정해 자회사와 지속적인 수의계약을 체결하라고 권고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들이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 종전 경쟁입찰에 비해 낙찰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자회사 설립 이전에 동일한 직무로 인해 파견‧용역 업체들에 나갔던 사업비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올해 3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자회사 운영 개선대책’을 보면 용역회사 평균 낙찰률은 88.5%였으나 자회사 평균은 91.7%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환 의원은 “이들 공기업 대부분은 수십조에 달하는 부채를 갖고 있거나 적자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라면서 “정규직 전환에 따른 무리한 일감 몰아주기로 공기업의 경영악화가 우려되며 이는 곧 국가 재정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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