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호 광운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송승호 광운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150g/km! 한국에너지공단이 발간한 2019년 자동차에너지소비효율 분석집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가 1km 주행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평균값은 약 150g/km이다. 이것을 필자가 출퇴근하는 왕복거리 40km에 적용했더니 하루에 적어도 6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년에 약 1.5톤을 단지 출퇴근 하면서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은 또 어떠한가? 수송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인 반면에 발전은 약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CO₂를 배출하고 있다. 내가 얼마나 배출하고 있을까? 가정에서 한 달 평균 사용하는 소비전력 300kWh는 이산화탄소로 얼마에 해당할까?

이것은 발전 믹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2018년 전체 전력 생산량 중에서 석탄발전량 비중이 43%에 달하며 매년 9,500만톤의 석탄을 태워서 약 2억1,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LNG와 다른 화석연료를 포함하면 발전부문에서 약 2억8,0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물론 주택용 보다 산업용 전력 소비가 많기는 하지만 국민 1인당 전력사용량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5톤이 넘는다. 내가 1년에 이산화탄소를 7톤이나 배출하고 있다고? 갑자기 죄책감이 든다.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내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이 사실을 알고 있나? 주변에 물어봐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뿐만 아니라 전력요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재생에너지발전공학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1kWh의 전력요금이 얼마인지 물어보면 대답이 천차만별이다. 편의점 전자레인지를 1시간 동안 돌린다면 전기요금으로 얼마를 지불하겠느냐고 물으면 3,000원부터 500원까지 다양한 답이 나온다. 실제로는 일반용 전력량요금을 적용하면 1kWh에 105.7원이다. 그것도 여름기준이고 가을, 겨울은 더 싸다.

가장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원은 발전과 수송부문이다. 재생에너지발전과 친환경차량을 최대한 빠르게 늘려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 실천을 위해서는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 인식의 전환은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왜 이렇게 개념이 없을까를 가만 생각해보니 제대로 에너지 및 환경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구 온난화를 들어왔으나 대기전력 줄이기 위한 코드 뽑기가 대표적인 실천방안이지 않았나?

평상 시 생활하면서 이런 저런 형태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는지 수치화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값싸고 편리한 전기는 언제나 원할 때 공급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4인 가구의 한 달 전기요금이 한 사람의 통신비보다 적은 상황을 한번도 이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행인 것은 지난 7월 환경부와 전국의 교육감들이 함께 모여서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식’을 개최했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여러 전문가들과 홍보 전략가들이 모여서 후세를 위한 제대로 된 환경교육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대해 누구나 손쉽게 구체적인 수치로 알 수 있게 하자.

또한 기후위기에 관한 교육에 실천적이고 체험적인 구체성을 담자. 재생가능한 발전의 증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비용측면에서 다른 산업부문의 감축 노력과 비용에 비해 얼마나 효과적인 방법인지 가르쳐주자. 전문가들은 자기 혼자만 알지 말고 꼭꼭 숨겨놓은 꿀단지도 아닌데 미래 세대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현실을 알리자. 석탄보다는 가스발전이 낫고 화석연료보다는 재생에너지발전이 이만큼 더 좋다고 가르치자. 큰 SUV 자동차 보다는 작은 자동차가, 내연기관 보다는 친환경 자동차가 이만큼 더 좋다고 가르치자. 그리고 내가 하루에, 또는 한 달 동안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했는지 계산을 좀 해보자. 포장지마다 차량마다 온실가스는 얼마나 배출되는지 알려주자.

지난 몇 달 동안 자전거를 500km 이상 탔다고 말하는 딸아이에게 자랑스럽다고 칭찬해주자.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기업이 돈을 버는 세상을 만들고 주변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한 것이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올바른 교육과 현실 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미래의 발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에너지절감 및 효율 향상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므로 특히 교육과 홍보에 집중적인 예산과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후관련 정책을 수립하더라도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 많다. 기후위기가 실제로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야말로 다시 제대로 된 환경교육을 추진할 좋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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