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지하에 매설된 전기, 가스, 수도, 열수송관 등은 잘 보이지 않고 지반의 수분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부식되기 때문에 안전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특히 지난 여름처럼 폭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지반침하, 산사태 등 천재지변이 발생할 경우 지하매설배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지하매설배관의 노후화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고영태)와 한국부식학회는 공동으로 한국과학기술관에서 ‘2020년도 지하매설물 안전관리 심포지엄’을 개최해 지하매설배관 안전관리기법들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가스기술공사, 도시가스사 등 관련업계가 지하매설배관 안전관리를 위해 활용하는 첨단 기술들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 핫 태핑, 공급중단 없는 매설배관 보강작업이 ‘핵심’
이날 심포지엄에서 신영주 가스기술공사 과장은 지하매설배관 안전관리 핵심기술인 ‘HOT TAPPING(핫 태핑)’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핫 태핑 기술의 핵심목표는 사용 중인 배관 및 저장용기의 공급중단 없이 배관의 이설, 분기, 교체와 설비의 설치, 교체 등의 플랜트 설비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며 가스, 화학플랜트, 상수도, 지역난방 등 다양한 지하매설배관에 활용될 수 있다.

작업절차는 먼저 사전점검을 실시하게 되는데 유체상태, 압력, 온도, 배관의 진원도 상태점검을 실시하며 이외에도 용접선, 작업공간, 지장물 간섭확인도 실시한다.

그 다음에는 샌드위치 밸브와 마감 플러그를 고정시키는 특수피팅 설치작업을 실시하게 된다. 샌드위치 밸브는 천공, 칩(천공 시 잔해물) 제거, 차단작업 시 개폐를 통해 가스 및 유체의 흐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차단 또는 분기를 위해 사용 중인 배관에 구멍을 내는 작업인 천공을 실시하게 되며 천공 실시압력은 최대 100kg/cm²까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칩은 자석을 활용해 제거하는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하게 된다.

천공작업이 완료되면 주 배관 차단 시에도 유체공급이 유지되도록 임시배관을 설치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이 같은 준비작업이 다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손상 및 이설배관 절단을 실시하고 신규배관, 밸브 등 기기류를 설치하게 된다.

마무리 작업으로 천공부위 마감용 플러그를 설치 및 마감용접을 진행하며 부식방지를 위해 특수자재를 도포하거나 래핑하는 작업도 진행하게 된다.

한편 가스기술공사의 핫 태핑기술로 진행된 공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고양시 백석역에서 발생했던 열수송관 파열 긴급보수 작업이다.

이외에도 천연가스, 고압가스, 지역난방 등 다양한 분야의 지하매설배관 보수공사에 가스기술공사의 천공, 차단 기술이 활용됐다.

가스기술공사의 관계자는 “지하매설배관에 문제가 발생할 시 공급중단 없이 중간에 배관교체가 가능하며 배관 증설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라며 “가스, 열수송관의 경우 많게는 수백만의 인구가 사용하는데 에너지 공급 중단 없이 보수공사를 진행할 수 있어 국민 편의에 크게 기여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드론점검, 편리하지만 현실적 제약 많아
현재 드론은 사각지대, 차량진입이 불가한 점검 취약지역의 관로점검에 활용되고 있어 효율성을 크게 증대시킨다.

또한 장마철 폭우 후 법면유실, 산사태 등 점검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드론을 활용하면 안전성도 확보되면서 완벽한 관로검사 수행이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으로 가스기술공사는 강원, 충청, 경북, 광주 등 일부 지자체에 드론을 배치해 배관 안전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드론의 활용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상황이지만 일부 문제점도 도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영 가스기술공사 차장은 심포지엄에서 ‘드론을 활용한 관로검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승영 차장은 드론을 활용해 촬영을 실시할 시 항공사진 촬영허가에 최대 7일이나 소요되며 비행승인에는 최대 3일이 소요되고 있어 적기에 관로검사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지구자기장지수 3~5범위에서 라디오주파수 수신율 저하로 실시간 전송화면 화질불량이 발생하며 하절기시에는 고도 80m에서 고온과 직사광선에 의한 배터리 과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동절기 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급격한 배터리 전압 강화로 추락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풍속이 5~6m/s 이상일 경우 바람저항에 의해 배터리 소모량이 급증하고 비행체 제어불가로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이승영 가스기술공사 차장은 “드론을 활용한 점검이 편리하고 점검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는 있겠으나 현재 기술로는 모든 지하매설배관을 드론으로 검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다만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하천, 산지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해 지하매설배관의 안전관리를 확보하는데 용이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CNCITY에너지, ‘전기방식 매핑 프로그램’으로 안전관리 강화
CNCITY에너지는 ‘전기방식 매핑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하매설배관 안전관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기방식 매핑 프로그램은 도시가스공급용 폴리에틸렌 피복 강관(PLP)의 전위자료를 분석해 배관상태를 파악하고 신속한 안전관리를 위해 개발한 전위위치분석 프로그램이다.
전위자료는 도시가스 상황실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자료와 현장의 정기점검 자료에 대해 지도화해 배관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전위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프로그램을 통해 점검대상을 기존 수작업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이 가능하며 발생지역과 인근지역의 최근 전위추이를 그래프로 확인이 가능해 이상지역을 신속히 조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PLP의 전위추세를 확인해 선제적인 전위보강을 통한 배관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점검대상을 즉시 추출해 조치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핑 프로그램이 적용되면 비감시 사각지대를 파악해 감시영역으로 포함시켜 PLP 전체의 전위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CNCITY에너지의 관계자는 “매핑 프로그램을 통해 PLP 사이의 절연을 기준으로 구역화를 진행하는 한편 전위이상 발생시 해당 테스트박스와 인근 테스트박스 리스트를 추출해 분석한다”라며 “추출된 테스트박스 중에 최근 전위측정값 중 최고전위를 나타낸 테스트박스 확인이 가능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점검해 전위이상 점검 조치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원자력안전연구소, “기존 검사방식 대형사고 예방 한계”
원자력안전연구소는 기존 검사방식으로는 지하매설배관으로 인한 대형사고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진동신호기반 누설신호 영상화 및 배설배관 누설진단 기술’을 소개했다.

기존에는 누설음을 이용한 탐지방법을 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누설부 주변에 잡음이 크게 발생하는 경우 탐지가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진동신호에 기반한 배관 누설진단 기법은 누설에 의한 진동파를 양단에 위치한 센서로 감지하기 때문에 주변 소음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누출로 인해 시간이 지연된 신호를 분석해 누출위치 정보를 파악한다.

진동신호를 분석하는 방식을 활용할 경우 누설신호의 특성이 시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방법보다 용이하게 누설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누출 진동신호는 수직선형태로 누출과 관련되지 않은 기계적 잡음은 수평선 형태로 시각화되며 에지검출방법을 적용하면 누출 진동신호인 수직선형태의 성분만을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정확하게 감지해낼 수 있다.

향후 원자력안전연구소는 누설판별 신뢰도 향상, 머신러닝에 적합한 누설 특징 추출 및 영상화 등의 기술개발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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