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기존 전력생산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석탄과 원자력 발전의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이 궁극적인 목표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관련 산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바로 히프펌프의 역할이 그러한 예이다.
기존 신재생에너지 활용에서는 적은 용량의 히트펌프로도 충족됐지만 점차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대용량 히트펌프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용량 히트펌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국산화를 통한 대용량 히트펌프 개발의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히트펌프시스템은 우리 주변의 공기, 물, 지열(지하수) 등의 저온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해 고온 열원을 만들어 열이 필요한 곳에서 열을 방출하는 고효율 에너지 설비로 장치로서 저온부에서 고온부로 열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구동에너지가 필요하다.

구동에너지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전기에너지로 히트펌프시스템의 작동 유체인 냉매를 압축하기 위한 압축기의 구동에 사용된다. 전기에너지 이외에도 열에너지를 이용한 구동을 들 수 있는데 증기, 고온수, 연소가스 등을 이용하는 흡수식 히트펌프가 대표적인 예이다.

연료를 직접 연소시키는 엔진을 이용해 동력을 얻고 이를 냉매의 압축을 위한 압축기의 구동에 이용하는 방식도 있는데 가스를 연소시키는 엔진을 이용해 히트펌프를 작동시키는 시스템이 많이 보급돼 있다.

이러한 히트펌프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열에너지의 형태로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게 만드는 점이다.

■ 美·日·中 등 대비 국내 기술

 

국내 히트펌프 최신기술 비중 및 특허경쟁력은 양호한 수준이다(평균 40%). 전략품목 내 보유 특허수 TOP 5의 주요 국가는 한국, 일본, 캐나다, 미국, 독일 등이다.

주요국가 특허청에 1990년 이후 출원된 4,698건을 출원인 국적별로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신기술 개발은 평균을 상회하나 경쟁력측면에서 낮은 수준을 나타내 공통요소기술의 글로벌 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전략이 필요하다.

일본은 비교적 적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최신기술 확보 및 경쟁력 측면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과 독일은 특허경쟁력 측면에서 평균 또는 다소 우세한 수준을 보인다.

■ 국내외 시장 현황

최근 수열원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받으면서 수열원 활용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 롯데월드타워가 수열원을 이용한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 조성사업이 탄력이 붙는 등 수열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열원 히트펌프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2019년에 US 12억달러를 넘어섰고 연간 설치는 2026년까지 20만대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공기 히트펌프는 2019년에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향후 강력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수요는 고효율, 적은 공간 및 낮은 운영비용 등으로 2026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성장 등 향후 몇 년 동안 수요가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열원 히트펌프 시장 확대는 도시화 비율 증가와도 연관성을 찾아 볼 수 있다. 

수열원 히트펌프에 대한 시장 수요는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냉난방시스템과 관련된 엄격한 에너지효율 규정 및 표준의 도입으로 인해 증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일 히트펌프협회(BWP)에 따르면 2017년에 주거 건물의 43%가 독일 전역에 히트펌프로 설치됐다.

아시아 태평양과 북미는 2019년 전세계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탄탄한 제조부문과 인구가 많기 때문에 수열원 히트펌프를 포함한 지속 가능한 냉난방 기술에 대한 시장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화석 연료 소비를 제한하기 위한 지속적인 전환과 건물의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증가되면서 수열원 히트펌프의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열원 히프펌프 시장 확대 전망에 따라 업계 선두 기업들은 현재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비즈니스 전략으로 경쟁력있는 가격 지수로 고급 공간 난방 및 냉방 기술을 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Daikin, STIEBEL ELTRON GmbH & Co. KG, Carrier Corporation, Bosch Thermotechnology, Johnson Controls 및 Trane 등이다.

반면 국내 수열원 히트펌프 시장은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 수열원 히트펌프 시장은 다른 냉난방기기들에 비해 매우 낮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2019년 수열원(하천수 등) 기기의 신재생에너지 인정으로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관련 산업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 대용량 히트펌프 개발 필요성

해외 하천수 수열원 기반 지역냉난방 사례를 보면 대용량 히트펌프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일본 동경 하코자키 지구 하천수 활용 열공급 센터는 일본 최초 하천수(스미다강)를 이용(하절기 6만7,000㎥/일, 동절기 2만3,000㎥/일) 하절기 +5℃, 동절기 -3℃를 활용해 하코자키 지구에 일부 급한다. 여기에는 히트펌프 1,600RT×2, 냉동기 1,600RT×1 등이 활용돼 기존설비대비 18%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프랑스 세느강 하천수 활용한 지역냉방공급 사례를 보면 1991년부터 세느강을 활용해 지역냉방을 공급 중에 있으며 현재 550개소 이상의 건물에 매년 공급 중이다(전체 지역냉방 중 45% 해당). 여기에는 용량 148MW(4만2,000RT)이 적용돼 연간 이산화탄소 2만600톤을 절감시킨다(전체 지역냉방의 50%).

이와 같이 선진국에서는 수열원 활용을 위한 대용량 히트펌프 적용으로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저탄소, 녹색성장, 그린뉴딜 등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친환경 열원 냉난방시스템 개발이 요구된다.

정부의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1차 에너지의 11.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0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열에너지의 범위를 기존 해수의 표층에서 하천수까지 확대했다.

수열에너지 융복합 사업화를 위한 환경성과 경제성 기반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용량 히프펌프의 국산화가 그러한 예이다. 다양한 수요처에서 다양한 수열(하천수, 원수, 지하수, 하수, 해수)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 구축을 위해 대용량 수열원 히트펌프(500RT급 이상) 기술개발이 절실하다.

에너지절약과 CO₂ 절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지열, 수열 및 태양열 등) 및 폐열원으로부터 고온의 열을 재생해 히트펌프의 응용범위를 대용량 산업용까지 확대시킴으로써 에너지 절약 및 CO₂ 방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필요한 이유다. 또한 현재 활발히 탐색되고 있는 히트펌프 적용 지역냉난방 관련 고부가가치 시장을 외국 제품으로부터 방어하고 대형 히트펌프와 관련해 외국의 기술지배 방지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향후 사용이 금지될 할로겐화탄화수소 냉매에서 탈피해 CO₂와 같은 자연냉매를 사용하는 대형 히트펌프 기술을 선점해 세계시장의 지배적 지위 확보를 위한 연구도 시급하다.

국내의 다양한 수열원 히트펌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적절한 취수법, 방류법 및 수열에너지시스템에 대한 성능평가 기술 개발과 수열에너지시스템의 타당성 평가를 위한 환경영향 및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한 노력 등 다각적인 방향에서의 연구와 투자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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