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돈 고등기술연구원 플랜트엔지니어링 센터장
▲유영돈 고등기술연구원 플랜트엔지니어링 센터장

[투데이에너지] 평생 잊지 못할 2020년이 저물었다.

‘비대면’, ‘온라인’,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그동안 생소했던 단어가 이제는 일상일 정도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급격한 변화와 새로운 경험을 단기간에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도 최근 백신 개발의 소식과 함께 결국 극복될 것이라는 확신과 이전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2021년을 기약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됐다.

다가온 2021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고 기대 또한 크지 않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볼 때 섣부른 예측은 아닐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에게 닥칠 새로운 위기, 도전은 무엇일까?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 폭우 등 다양한 기후현상이 있었고 우리나라 역시 최장의 여름 장마를 경험한 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곳곳의 기후 이상 현상을 기후위기의 경고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러한 기후변화 현상들은 최근 들어 지속적이고 점차 더 강한 강도로 발생되고 있어 우리 인간이 유발한 원인이 아니면 발생될 수 없는 문제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더 이상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며 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어쩌면 코로나19보다 훨씬 오랜 기간 동안 더 강하게 우리 후손을 위협하는 무서운 재앙을 야기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탄소중립’선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탄소중립을 법제화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주장한 ‘탈탄소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이 예상된다. 더욱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조차도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일본 역시 2050년 탄소중립을 이미 선언한 바가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에서 주도하고 있는 자발적 캠페인인 RE100은 우리기업들에게 또 다른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받겠다는 선언으로 향후 무역이나 국가정책에 재생에너지의 사용이 주요 규범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유럽연합은 2023년 탄소 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유럽연합과 유사한 탄소 국경세를 2025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조만간 탄소배출은 무역환경 변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탄소 배출 저감에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2050 장기저탄소 발전전략과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확정 발표했다. 무엇보다 기존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에너지정책을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중심으로 전환하고 이산화탄소 격리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이다.

또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7년 배출량대비 24.4%를 감축하는 절대량 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국민의 동참을 부탁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화석에너지에 기반을 둔 산업 구조에서 ‘2050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해서는 산업, 경제 및 사회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에너지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원론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각론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있으리라는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국가, 기업 그리고 국민 개개인 모두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당분간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많은 지원 제도와 기술개발이 추진돼 왔으며 그 중에서 태양광과 풍력분야는 집중된 투자와 지원에 힘입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태양광과 풍력분야 이외 재생에너지원에 대해서는 상대적인 지원이나 정책적 배려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때 재생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은 차지했던 폐기물분야는 민원 발생, 2차 환경오염 야기 등과 같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뒤처졌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 새로운 전환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이런 문제들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태양광과 풍력에 비해 확대가 어려웠던 폐기물, 바이오매스, 해양분야 재생에너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개발 방향과 기술 개발 속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제시돼야 하는 2021년에는 에너지 각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이고 혁신적인 해답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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