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수소 실증설비 현장.
바이오 수소 실증설비 현장.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수소는 원자번호 1번으로 우주 물질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원소로 산소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물로 변환되면서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수소를 정부는 미래산업 잠재력을 바탕으로 혁신성장전략 3대 투자방향으로 수소경제를 선정, 지난 2019년 1월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을 목표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서부발전(사장 김병숙)은 바이오 수소 기술 협업체계를 구축해 수소생산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
서부발전은 중단기적으로는 개발기술을 고도화해 수소생산을 확대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도 언급돼 있듯이 해외 현지에서 생산설비를 구축해 국내도입을 추진, 이 때 민간기업과 동반 진출해 국가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앞으로 지속적인 산·학·연 협업을 통해 혁신성장을 위한 기술개발과 수소경제 활성화를 선도할 예정인 가운데 IGCC 활용 수소 생산기술과, 해양 바이오 수소 생산 기술 등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IGCC 활용 대용량 수소 생산기술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는 우리말로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을 말한다.
서부발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IGCC를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IGCC 발전과 관련해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과 연계해 나가고 있다. 

기존의 석탄 발전소는 석탄을 불에 태우는 개념인데 IGCC는 이 석탄을 불완전 연소시켜 일산화탄소 60%와 수소 30%가 주성분인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이 합성가스를 연소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신기술이다. 

석탄을 불완전 연소시켜 많은 일산화탄소를 생산하고 여기에 산소를 불어 넣어 완전히 연소시킨다고 보면 된다.

또한 IGCC는 합성가스 연소전에 공해물질을 제거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기존 석탄발전에 비해 1/10 수준으로 낮고 LNG발전과 거의 비슷한 친환경 발전이다. 

이러한 IGCC는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경제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 IGCC에서 생산하는 합성가스에 포함된 수소를 추출하고 일산화탄소를 수소로 전환해 대용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부발전은 국내 유일의 청정석탄발전기술인 IGCC에서 생산된 합성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활용해 대용량의 수소생산이 가능한 점을 착안해 협업을 통해 경제적인 수소생산 기술을 선도하고 해외진출 기회를 확보하고자 사업을 추진했다.  

세계 최대 규모 해양 바이오 수소 실증 성공

해양 바이오 수소생산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초기 걸음마 단계로 실험실 규모의 연구에 머물러 있었다. 

수소 생산 프론티어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인 열린 산·학·연 협업체계를 구축했으며 참여기관별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역할 분담으로 협업을 추진했다. 

서부발전은 해양 미생물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석탄가스화 정제기술을 고도화하고 수소생산 노하우를 접목해 실증플랜트 설비개선과 운영기술을 최적화하는 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수소생산을 위해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 공기업과 해양과학분야 연구원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여기관간 워크숍과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바이오 수소 실증플랜트는 석탄으로 가스를 만들어내는 청정 석탄가스화 기술과 해양 미생물이 합성가스를 에너지로 바닷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간 융합뿐만 아니라 기관 간 우수협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해양 바이오 수소 실증플랜트 건설

IGCC와 해양 미생물 활용한 수소생산 실증플랜트는 서부발전의 태안발전본부 내에 설치됐으며 지난 2019년 3월 착공해 철골설치, 합성가스 공급배관설치 등을 거쳐 2019년 10월 실증플랜트 구축을 완료했다.

이번에 구축된 실증플랜트는 연간 수소를 330톤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실험실 규모에 머물러 있던 바이오 수소 규모를 대폭 향상시켰다. 수소 연간 330톤은 수소차를 연간 약 2,200대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이다. 

앞으로 반응조에서 나온 수소를 정제하고 저장하는 설비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해양 바이오 수소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우선 산업용 우량 균주(미생물)를 개발해 안정적 운영의 최적 조건을 도출했다. 이 미생물을 활용해 대량 수소생산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개발, 특허 출원·등록해 국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실증운전을 통해 실증플랜트를 보완하고 상용화 설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살아있는 해양 미생물 특성상 운전환경에 따라 집단폐사가 가능해 균주를 국내·외 연구기관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으며 미생물의 성장속도는 5배 이상, 수소생산성은 100배 이상 개선했다. 

이는 1리터의 미생물이 4만5,000리터의 반응기 전체를 채우기 위해 단지 2일이면 가능하게 만든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 

또한 실증플랜트에는 수소생산과 미생물 생명유지를 위해 해수 공급이 필수적이라 설비위치가 해안가로 제한됐으나 공업용수와 천일염의 혼합으로 해수조건을 충족시켜 다양한 지역에서도 해양 바이오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수소기술을 앞세워 미래로! 해외로!

IGCC의 합성가스를 활용해 바이오 수소생산에 성공함으로써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음식물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향후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해 생산할 경우 수소설비 투자 및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많은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수소경제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수소경제는 이 수소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구조를 의미하며 화석연료 중심의 현재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생산-저장-운송하는데 필요한 모든 분야의 산업과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경제구조다. 

일본, 미국, 유럽을 필두로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으며 오는 2050년 수소 시장은 약 2조5,000억달러의 부가가치와 3,0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정부는 지난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민관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수소 기술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달성과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소 생산분야에서는 초기에 수소 경제 이행을 위해 부생 수소와 추출 수소를 핵심 공급원으로 활용하며 중장기적으로 해외에 수소생산 거점을 구축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수급을 도모하고 수전해 기술 개발로 그린수소 산유국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량을 2018년 13만톤에서 2040년에는 526만톤으로 40배 이상 확대하고 수소 가격도 현재 절반 이하인 kg당 3,000원 이하로 낮춰 나갈 계획이다.

해양 미생물, 친환경 수소 생산 가능성

NA1(학명: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NA1)이라는 미생물은 남태평양 심해 열수구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지난 2002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선인 온누리호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미생물이 지닌 놀라운 특징은 다른 미생물보다 많은 7가지 수소화 효소를 가지고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수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일산화탄소를 먹고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수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은 몇 가지 더 있지만 NA1은 수소생산성 측면에서 그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놀라운 발견은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도 게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해양 미생물이 최초로 발견된 이후 10년이 넘게 유전자 변형을 통한 진화를 거듭한 끝에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을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생산이 가능한 해양 미생물을 발견해 배양에 성공했지만 대량생산 기술로 나아가는 것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미생물의 먹이인 일산화탄소를 안정적이고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급자와 설비가 없다는 것이다. 대량 수소생산 기술을 실증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발한 해양 바이오 수소 생산기술을 산업현장에서 사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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