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최영선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신년 인터뷰] 최영선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 류희선 기자
  • 승인 2021.0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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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복지 관련 규정 구체화 되도록 정비해야”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더 크게 작용…또다른 빈부격차
지자체 역할 활성화·사회보장정보시스템 연계 필요

[투데이에너지 류희선 기자] 우리나라 에너지법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구현돼있지 않아 복지 수혜 대상의 범위가 한정적이다. 또한 시스템 연계가 잘 구축돼있지 않아 복지체계도 어려움이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복지제도의 정체된 제도의 한계점이 더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최영선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에게 복지제도의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주

■ 현 에너지복지 정책의 한계점은.

우리나라의 에너지복지는 에너지빈곤의 정의와 대상자 등 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여러 부처와 기관에서 분산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07년 정부의 에너지복지 원년 선포와 함께 한국에너지재단이 저소득층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5년에는 에너지바우처제도 실시에 이르기까지 에너지복지 사업이 확대·다각화됐지만 아직도 취약계층의 에너지이용 현황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를 토대로 한 최저에너지기준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여러 부처와 기관에서 다양하게 시행 중인 에너지복지 사업들이 체계화되고 종합적인 관리와 평가가 이뤄질 때 사각지대 문제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에너지복지를 규정하고 에너지법은 ‘저소득층 등 에너지 이용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을 에너지이용 소외계층으로 추상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소득빈곤과 에너지빈곤을 등치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인데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소득빈곤과 에너지빈곤이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에너지빈곤은 거주주택의 유형이나 성능, 구성원 등 세대특성, 거주지역의 기후나 환경 등도 고려돼야 할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또 현행 에너지법에는 에너지복지사업의 내용으로 에너지의 공급(이용권지원사업)과 에너지이용효율의 개선(저소득층에너지효율개선사업)이 명시돼 있지만 에너지이용효율개선사업의 경우 아직 대상가구 발굴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연계 등에 관한 규정이 결여돼 있어 지자체의 협조나 대상자 발굴 등에 어려움이 있다. 이용권지원사업의 경우에도 에너지바우처와 등유바우처, 연탄쿠폰사업은 주관기관과 지원대상, 지원금액 등이 상이해 형평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 기후변화시대에 필요한 에너지복지 정책은.

에너지효율 개선과 에너지전환도 세계 각국의 과제가 됐다. 우리 정부도 2050 탄소제로화를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효율 향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고통과 에너지전환의 부담은 모든 국민에게 예외가 없지만 그 정도는 저소득계층, 취약계층에게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저소득가구일수록 주거여건이 열악해에너지효율이 낮고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 등 네트워크 에너지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복지의 확대가 필요한 대상이기도 하고 ‘그린뉴딜’ 정책에 가장 밀접한 대상층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은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시대에 적합한 에너지복지의 정책이 무엇인지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에너지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노후 주택에 단열, 창호시공 및 고효율보일러 지원 등으로 효율을 높여주는 사업으로서 기후변화시대에서 부합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외에도 우리 재단은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사회복지시설과 사회적경제조직 등 공동체에 태양광발전설비와 태양광발전소를 지원하는 사업과 농지에서 농사와 태양광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 에너지복지 입법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는.

그간 여러 국회의원들께서 에너지복지법의 제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입법화를 시도했지만 기금, 집행체계, 기존 여러 기관들이 진행 중인 사업들의 조정 등 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 장기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로서는 에너지복지사업의 근간이 되고 있는 법이 에너지법인데 현행법에는 에너지이용권 사업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에너지복지의 대상이 되는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나 실태조사 등이 미비하고 주택 에너지 효율화 등 취약계층의 에너지 이용환경 개선과 냉난방기기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대한 관련 규정도 미비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에너지빈곤은 소득빈곤보다 더 넓고 포괄적인 개념이어서 지원 대상과 지원내용을 소득기준이 아닌 보다 넓은 범위로 넓힐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확장성 있게 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에너지복지가 이뤄지고 있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혹한, 미세먼지까지 기후변화가 잦아질수록 에너지 취약계층이 체감하는 피해와 고통의 정도는 훨씬 크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피해도 에너지 취약계층이 더 크게 체감하게 되며 직접 에너지를 생산할 장소와 인프라가 없는 취약계층은 에너지 수요자로만 기능하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에너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현재 재단은 정부 예산보조금 외 민간사회공헌사업은 에너지공기업의 사회공헌기부금을 주요 재원으로 에너지복지 사각지대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한국전력과 발전사들의 기부금으로 진행하는 여러 태양광발전 지원사업과 에너지효율개선사업, 한국가스공사가 지원하는 쪽방촌 등 취약계층 여름나기와 겨울나기 지원사업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참여와 지원에 대해 재단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조금 더 바란다면 이들 사업이 지원대상과 방법을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해 각 기업별 ‘사회공헌 브랜드화’를 하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그럴 때 성과는 물론이고 지원 기업의 이미지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 에너지재단이 더욱 양질의 복지지원 실현을 위해 필요한 제도나 지원은.

앞서 답한 바와 같이 저소득층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대해서도 지자체의 역할이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연계 등이 규정돼 대상자 발굴과 관리의 효율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각 부처와 기관별로 진행되는 여러 에너지복지사업을 통합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제로 하더라도 종합적으로 평가되고 조율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끝으로 덧붙일 내용이 있다면.

에너지가 삶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우리 재단은 앞으로도 에너지복지를 전문으로 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취약계층의 에너지복지가 보다 확대되고 확충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

우리 재단에서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에너지복지 연구센터’를 개설해 주택에너지효율개선에 따른 에너지효율개선효과를 탄소배출권으로 연계하는 프로세스의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수행과정에서 확보된 지원대상 가구의 에너지이용현황 등 데이터를 에너지복지 관련 통계로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주택의 단열기준이 정비되지 않았던 시기에 지어진 낡은 주택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재단에서 지원하는 대상가구 주택의 에너지효율개선의 효과에 대한 정밀진단을 확대, 강화해 주택의 에너지효율개선이 일반 주택으로도 폭넓게 이뤄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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