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강동수소충전소.
GS칼텍스 강동수소충전소.

[투데이에너지 박효주 기자] 국내 석유 소비는 환경규제와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자동차 연비효율 개선 및 국내 경기악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020년 2월 이후 판매량 감소가 더욱 심각해졌다.

영업 주유소의 급격한 감소 및 폐업 주유소의 증가는 한계상황에 도달한 주유소에 대한 정부 및 국회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내 주유소 운영 현황 및 주유소업계 활성화를 위한 추진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국내 주유소 운영 현황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따른 1991년 주유소 거리제한 완화와 1995년 주유소 거리제한 완전 철폐 이후 주유소 수가 급증하면서 1991년대비 2010년 주유소 수는 4배가 증가한 1만3,003개가 영업 중인 가운데 알뜰주유소 정책을 비롯한 정부의 주유소 경쟁을 통한 유가인하 정책으로 연평균 주유소 수는 167개씩 감소해 2019년 기준 현재 1만1,499개로 줄어들었다.

주유소는 2010년 정점을 찍고 꾸준한 하락세로 폐업 속도 또한 빨라 2~3일에 한 곳 꼴로 문을 닫는 실정이다.

또한 2018년 통계청 기준으로 주유소 업종의 영업이익율은 1.8%로 전체 도·소매업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일반 소매업 평균 영업이익율 4.68%대비 40%에 불과했다.

특히 연매출액 1억원 이상 10억 원 이하 구간의 주유소(2,450개)의 연평균 영업이익은 2,200만원이며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180만원에 불과해 최저임금 수준의 열악한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자금난으로 유류 구매자금이 없어 휴업과 여업을 반복하는 한계 주유소는 약 1,000개로 추정된다.

주유소업계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각 정유사들은 주유소 부지 내에 편의점, 세차기 등 다양한 유외사업 도입하며 ‘차별화’를 통해 생존방식을 바꿔나가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유사, 생존방식 변화로 탈출구 모색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활성화를 위해 직영주유소 20곳에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를 2023년까지 20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전기 화물차 시장 선점을 위해 주요 유통업체 물류센터에 전용 충전소를 설치하고 드라이브스루 매장 및 대형 편의점에도 진출해 전국적인 전기충전소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유휴공간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셀프 스토리지분야 스타트업 메이크스페이스와 제휴를 맺고 셀프 스토리지 사업을 시작했고 국내 세차시장 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것에 대비해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출장세차 등 프리미엄 세차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캐노피 상부, 사무동 등의 유휴 공간을 제공하고 지난해 10월에는 쿠팡과 협업해 주유소 22곳을 로켓배송 거점으로 쓰고 있으며 향후 5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주유소 활성화를 위해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오피스 입접 등 복합주유소 형태로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운송수단 연료 다변화에 따라 전기차, 수소차 충전소 확장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직영·자영 주유소를 포함에 전국에 약 55개소의 주유소를 운영 중이고 전기차 충전소 30개소가 운행되며 차데모 방식 충전을 모두 지원하는 100kW급 초급속 충전기가 갖춰져 있어 다양한 전기차종의 충전이 가능하다.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1회 충전에 약 400km를 달릴 수 있는 니로EV(충전용량 64kWh)를 방전 상태에서 80%까지 30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총 40개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2023년에는 19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OIL

S-OIL은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elecle)’과 제휴해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S-OIL은 주유소 유휴 공간에 전기자전거 주차, 대여와 반납을 위한 ‘일레클존’을 운영하고 배터리 충전과 정비 등 협력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인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를 열고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S-OIL은 복합화, 대형화 추세에 맞춰 기존 4개의 주유소·충전소를 약 3,000평의 부지를 가진 초대형 주유소·충전소로 리모델링했고 셀프 주유기 10대와 LPG 충전기 4대를 갖춰 30여대의 차량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편의를 위해 대형편의점과 터널식 자동 세차기 2대를 운영 중이며 화물차 주유 고객 및 세차 대기 고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도 마련했다.

아울러 S-OIL은 IT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 무인편의점, 이커머스 물류거점, 비대면 셀프세차 등 다양한 유외사업도 도입하고 있다.

△GS칼텍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주유·세차·정비 공간으로만 국한하지 않고 물류 허브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2018년 SK에너지와 함께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홈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홈픽 서비스는 고객이 주문을 하면 1시간 안에 물류 스타트업이 물품을 수거해 주유소에 집하하고 이후 택배사가 주유소에서 물건을 인수받아 배송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더욱 빠르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주유소는 유휴 공간 활용을 통한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GS칼텍스는 전기차, 충전기, 카셰어링, 모바일 플랫폼 등 선도업체들과 다양한 협업과 제휴 활동을 통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확장함으로써 현재 전국 49개소 주유소·충전소에 100kW급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Energy Plus)’ 브랜드가 첫 적용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Energy Plus Hub)’를 통해 기존 주유소 공간을 재해석해 주유, 세차 등 외에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 인프라와 물류거점, 드론배송 등의 라이프서비스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에너지 충전공간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S-OIL 파주운정 드림 주유소 충전소
S-OIL 파주운정 드림 주유소 충전소

 

■향후 업계 활성화 방향

△주유소 공제조합

주유소 공제조합은 업계에 경영자금지원, 시설개선 지원 등 금융 서비스 제공 및 주유소의 전·폐업을 지원하는 공제조합의 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 및 제도연구를 보조해 영세한 사업자들의 자생적 성장기반을 마련한다.

이 제도는 주유소 전ㆍ폐업 지원 등 주유소 공제조합의 사업을 통해 주유소업계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자생력을 키울 경우 가짜석유 근절로 인한 세수확대, 환경오염 및 청소년 탈선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유소 도로점용료 감면

현재 주유소진출입로에 대한 도로점용료 산정 시 인접한 토지를 기준으로 0.02를 곱한 금액을 도로점용료로 징수하고 있으나 최근 정부 부동산 정책의 영향으로 주유소 용지에 대한 공시지가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주유소의 도로점용료도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해소를 위해 주유소 도로점용료 한시 감면을 건의했다.

△하절기 휘발유 증기압 검사 일시 유예

석유유통업계는 석유사업법 상 휘발유 증기압 유통규격 기준에 따른 간절기 및 하절기 제품 치환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급감하는 판매량 등으로 인해 적기 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규격 제품으로의 추가주문 여력이 없는 상태이며 증기압 차에 따른 차량 및 안전상 문제가 거의 발생되지 않았던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간절기 및 하절기 증기압 검사 일시 유예를 건의했다.

또한 석유유통업계는 현행 계절별 휘발유 증기압 기준은 현재 운행 중인 차량들의 우수한 성능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석유관리원 등 전문기관의 조속한 검토를 거쳐 유통 단계 규격을 전면 폐지해줄 것을 건의했다.

△코로나19 방역 대응 지원

주유소는 다중이용시설로 풀서비스 주유소의 경우 소비자와 직접 대면해 결제 등이 이뤄지고 셀프주유소 및 주유소 내 공중화장실의 경우 소비자 및 불특정 다수가 주유기 및 세면대, 변기 등에 직접 접촉하는 등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우려돼 정부 차원의 방역 및 개인 소독용품, 핸드워시, 마스크 등 특별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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