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기후변화 리더십으로 무장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이끄는 강력한 미국이 다가오고 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내내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 및 넷제로 목표 추진을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소규모 원자력 발전의 활용, 친환경 수소경제 추진, 저탄소 수송수단인 철도, 항공 운송의 저탄소화, 산림 및 농업 그리고 온실가스 포집저장및활용과 같은 온실가스 추가흡수원의 활용, 건물 효율성 증가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망라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발전을 담보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강력한 글로벌 기후리더십 회복도 예고하고 있다. 향후 기후외교를 이끌 장관급의 기후변화특사로 존케리를 지명한 것이 그 반증이다. 

존케리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중국과 기후변화 협력 선언을 이끌어내어 2015년 파리협정이 채택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다시 미국은 중국은 물론 다양한 국가들과 국제사회에서 저탄소 발전을 전제로 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이끌 것이다.

미국에게 우리나라도 기후변화 협력 차원에서 중요하다.

이미 우리는 바이든 당선자로부터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서 화석연료에 기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중국과 함께 해외 석탄발전을 지원하는 국가로 일본과 함께 지목됐다. 

유럽연합과 함께 바이든 정부도 탄소 국경세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니 탄소집약적 산업을 갖고있는 우리는 주요 대상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우리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압력이 예상된다.

우리는 미국과 수세적인 협력이 아닌 기후변화 선도국가 대열에 미국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 당장 전기자동차, 수소경제, 재생에너지 관련 협력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 몇 개 주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도의 경우에도 유럽연합과 협력에 치중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협력 논의를 해볼 수 있다. 

아예 한미 간의 기후변화 협력을 우리정부가 주요 개도국만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포괄적 기후변화 협력 협정의 틀에서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한마디로 바이든 당선자가 제시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수단들은 다 협력이 가능하다.

과거 미국은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유엔 체제는 물론 소다자체제도 적극 활용했다.

G20은 물론 미국이 주도한 아시아태평양 파트너십(APP), 주요국회의(MEM) 등이 그것이다.

당장 바이든 당선자는 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니 적극적인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 테러집단의 핵물질에 대한 접근을 배체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했던 핵안보정상회의를 우리가 유치했듯이 바이든 정부의 기후정상회의 후에 우리가 후속 기후정상 회의를 유치하는 것을 미국과 적극적으로 논의하면 좋겠다. 

여기에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에 미국의 가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20여개의 주요 선진국 및 개도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국제기구에 미국의 참여는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한편 우리로서는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북한과의 기후변화 협력이다. 북한 핵무기로 얼룩진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기후변화라는 큰 틀 속에서 3개 국가 간의 협력과 공존의 관계로 바꿀 수 있다. 이미 산림, 저탄소철도 그리고 해양환경보존 등 그 가능성을 보이는 기후변화 협력 어젠다도 있다.

궁극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와의 기후변화 협력은 유엔을 통한 협력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해외 석탄발전 지원문제, 국경세 문제 등을 글로벌 차원에서 같이 논의하는 것을 포함해 개도국에 대한 기후재원 및 기술이전 그리고 다양한 국가 간의 기후변화협력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파리협정 제6조의 해외온실가스 감축결과 (ITMOs)의 국내이전에 관한 논의 진전 등을 당장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의 유엔에서의 기후변화 협상력 제고를 위해서 우리와 기본 여건이 많이 다른 스위스가 주도하고 있는 협상그룹인 환경건성성그룹(EIG) 외에 미국과 다양한 유엔 협상 협력 메커니즘 모색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미국의 녹색기후기금 (GCF)에의 복귀는 물론 공여금 증액을 통한 기후금융기구의 정상화도 빼 놓을 수 없다. 

돌아오는 강력한 기후리더 미국과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협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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