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태연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연구원장
[기고] 강태연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연구원장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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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PSM 규제, 특정기관 업역확대 위한 것인가
 

[투데이에너지] 4년 전 장외영향평가를 진행했던 모 업체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올해 4월 안에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PSM을 제출해야 한다며 자문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관련 법조항을 찾아보니 종전에 산업안전보건법 공정안전보고서 PSM 제출대상이 20톤이었는데 2019년 12월24일 관련조항의 법 개정으로 염소시설은 저장능력이 1.5톤 이상으로 강화된 것이다.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수장 염소가스 시설과 업체 사업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염소가스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제정 당시부터 고압가스에 해당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사용, 저장시설로 검사 및 안전관리자에 대한 교육을 받아 왔으며 2012년 구미 불산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 관리법이 제정됨에 따라 저장능력 75kg 이상은 표준 장외영향평가서 및 10톤 이상은 위해관리 계획서를 작성해 화학물질안전원에 제출토록 하고 있었다.

필자는 왜 갑자기 염소저장 시설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사항에 포함돼 기존 20톤에서 1.5톤으로 강화 된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최근 5년간(2014~2019년) 염소 저장, 사용시설에 대한 사고사례를 분석한 결과 2건의 누출사고가 2018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건 모두 중독사고가 아닌 누출사고였으며 그중 2018년 2월26일 울산 남구에서 발생한 염소 누출사고는 저장능력 79.2톤으로 기존 PSM 제출대상 업체였다.

2012년 사망 5명과 부상 2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구미 불산사고나 2020년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와 같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있었는지 살펴봤으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한 개 사업장에 대해 여러기관에서 2중 3중으로 안전관리를 한다면 사고예방 차원에서는 좋을 수도 있을 것이며 염소가스가 강한 독성물질인 점을 감안하면 강화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경제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중복적으로 규제를 받으면 인력이나 비용측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며 최근에 우리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몇 년전 200톤 이상인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LPG를 사용하는 사용시설 기술컨설팅을 의뢰 받은 적이 있었다. 관련 법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PSM을 제출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관련조항을 검토해보니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보여 관련기관에 문의했다. LPG 충전, 저장시설은 제외되지만 저장시설 중 조정기 이후의 시설은 저장이 아니고 사용시설이므로 200톤 이상 저장시설의 사용시설은 PSM 제출대상 이라는 것이었다.

대용량 LPG 저장시설은 제외되는데 사용시설은 대상이라는 것이 필자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필자는 2018년 국무총리실 규제완화실에 동조항에 대해 개정요청을 한바 있으나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안전관리는 여러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규제와 관련법규가 필요하다. 마치 어느 기관의 업무영역 확대 차원에서 강화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안전관리는 국민의 생명과 업계의 시설의 보호차원에서 제정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것이지 어느 기관을 위해 업계와 국민이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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