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은 보일러와 온수기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수기 수출이 두각을 나타냈다.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에 따라 지난해 보일러 수출은 1억3,154만5,000달러로 2019년 1억2,881만9,000달러대비 2.1% 증가했다. 보일러 수출 증가는 미국의 영향이 작용했다. 대미 수출은 6,454만8,000달러로 2019년 5,677만3,000달러대비 13.7% 늘어나 보일러 전체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연방으로의 수출은 소폭 감소했다.

온수기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온수기 수출은 2억2,241만7,000달러로 2019년 1억7,631만달러대비 22.2% 증가하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대부분의 온수기 수출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이 견인했다. 대미 수출은 2억1,018만5,000달러로 2019년 1억6,614만7,000달러대비 26.5% 증가했다.  

이와 같이 보일러와 온수기 수출 증가는 코로나19로 위생 강화와 친환경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위생이 중요해지면서 보일러와 온수기 사용 시간이 증가해 기존 보일러 또는 온수기를 교체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또한 코로나19로 난방 관련 전시회가 연기돼 신제품보다는 기존에 검증된 제품 위주의 판매가 확대됐다.

친환경 트렌드가 소비자에게 각인된 것도 주요했다. 경동나비엔의 관계자는 “버려지는 열을 한 번 더 흡수해 배기가스 온도가 낮은 콘덴싱온수기에만 적용이 가능한 강화 플라스틱 연도를 통해 설치업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며 소비자와 설치업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켰다”라며 “스테인리스 열교환기를 적용해 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성으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큰 점도 합리적인 북미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는 위축된 중국 등 타 국가에서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수출 역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일러와 온수기 수출 증가는 대미 의존도를 더욱 높였다. 그만큼 위험도도 높아졌다. 보일러의 대미 수출은 2019년 전체 수출 44%에서 2020년 48%로 4%p 높아졌다. 온수기는 2019년과 2020년 전체 수출의 94%로 절대적이다.

보일러와 온수기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미 수출을 유지하면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수출 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공급으로 침체된 글로벌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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