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정부 외면에 생존조차 막막한 ESS, 왜?
[분석] 정부 외면에 생존조차 막막한 ESS, 왜?
  • 송명규 기자
  • 승인 2021.0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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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사고 이후 신규시장 지속 축소에도 대책 없어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미래 핵심산업으로 주목받아온 ESS산업이 지난 몇 년간 발생한 화재사고 이후 가격하락과 충전율 하향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넘어 기업들의 생존조차 불투명한 시점에 이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ESS 활성화를 다시 불러올 조치는커녕 충전율 하향율 등 화재에 대비한 조치만 내리고 있어 사실상 ESS를 포기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SS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중심으로 ESS 단독설치나 태양광, 풍력 등과 연계해 설치해온 사업자들은 타 에너지원대비 5배 이상의 가중치를 비롯한 정부의 RPS제도와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할인제도의 영향으로 수익성을 높여왔었다.

반면 지난 2년간 발생한 ESS 화재 사고 이후 정부가 가중치를 4.0으로 축소하고 한전 전기요금 할인제도도 약관을 개정하면서 수익성 악화와 동시에 ESS 관련 신규시장이 점점 사라지는 결과가 나온 상황이다.

국내 ESS산업은 2018년 총 설치규모가 3.7GWh로 전세계 ESS 시장의 1/3을 차지했지만 각종 화재사고로 ESS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이 거론되자 이후 안전조치 강화대책이 이어졌다. 기존사업장을 포함한 충전율(SOC) 제한(옥내 80%, 옥외 90%) 등 사실상 강제조치가 이어지는 것은 그렇다 치고 ESS는 안전조치만 잘 지키면 안전하다는 보장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주지 않으면서 ESS 하반기 수주물량은 지난해 예상치보다 90% 이상 감소했고 올해는 아예 계획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해외의 경우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반면 국내는 2020년 기준 국내에 설치된 태양광연계형만 2GWh에 달했지만 현재 성장은 고사하고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사업자의 손실 발생과 신규투자 위축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와 신규시장의 지속적 축소로 이어지는 생태계 전반의 우려가 현실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ESS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아직까지 보여주지 않는 상황이다.

ESS업계의 관계자는 “지난해 통틀어 수주 실적이 전무하며 올해도 사업 전망은 더욱 부정적으로 ESS 제조, 시공, 운영 등 분야에 상관없이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해온 기업 중 80% 가까이가 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 물량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ESS산업의 활성화 및 재도약을 위한 정책지원이 절실함에도 정부는 업계의 목소리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RPS 현물시장 등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REC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덩달아 ESS산업까지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은 사업자들이 목소리를 내면 조치를 약속하면서 ESS업계의 목소리에는 반응조차 없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부처의 행동이다. 업계를 위한 약속은 둘째치더라도 현재 ESS 시장의 현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ESS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 철강회사에서 P/C용으로 150MWh 규모의 ESS 입찰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저가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소 ESS기업의 관계자는 “당시 일부 대기업들이 MWh당 2억5,000만원 수준으로 입찰참여를 했는데 일반적으로 MWh당 최소 3억원 이상을 받아야 수지타산이 맞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배터리 가격은 MWh당 1억5,000만원~1억7,000만원으로 심각한 저가로 공급해야 한다는 것인데 국내 주요 배터리기업들이 저 가격에 납품할 리가 없기 때문에 결국 저가의 해외제품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대기업들조차 저가로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현실을 정부에서는 ‘인센티브를 줄여도 사업할 사람들은 한다’라는 식으로 오판하지 않을 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ESS업계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수출시장에 도전 가능한 빅데이터 수집조차 미흡하고 해외 경쟁사를 상대로 대응할 준비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 ESS업계 성장을 이끌기 위한 밑바탕 마련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후 자생력을 갖추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제 일몰의 단계적 축소 또는 개별 프로젝트 적용 등의 제도 보완을 해야 하는 등 산업이 안정화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줘야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ESS산업의 현주소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한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며  ESS 정책 수립 및 안전관리, 정책 보상 등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정책추진과 기능적·통합적으로 핵심 역할을 할 전담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ESS업계도 안전 확보를 뛰어넘어 ESS산업의 재도약 및 수출 경쟁력 확보를 통한 해외 진출을 위해 정부와 혼연일체가 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의 제도만 기다리지 말고 민간 주도로 ESS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확대를 이끌 수 있도록 해야하며 자발적이자 주도적으로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설계, 시공 가이드라인에 따른 ESS설비 운영을 이끌어가야 한다. 여기에는 ESS 설치장소를 다변화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술경쟁력 고도화 연구개발이 병행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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