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프랑스가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린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염두에 둔 수소에너지 개발과 보급 확대가 국가 에너지체계 대전환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코트라 프랑스 파리무역관에 따르면 팬데믹 종식의 희망이 싹트고 있는 현 시점에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연료 생산, 그리고 청정 수소연료의 주력산업 전반에 적용을 골자로 하는 프랑스 주요 수소 프로젝트의 추진이 탄력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 9월 발표한 청정 수소 국가전략에서 향후 10년간 수소 에너지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70억 유로의 재정 투입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21년 2월25일 환경부, 경제부, 산업부를 중심으로 결성된 수소위원회와 수소산업의 주요 주체들 간의 첫 회의가 열렸다.

수소위원회는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수소기술통합 프로젝트 27개와 전국 4개 지역(옥시타니, 부르고뉴, 오베르뉴, 그랑-테스트)의 수소 철도(열차 차량)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제작되는 수소 열차 차량은 14대로, 총 3억유로가 투자된다. 또한 국가 수소 생태계 구축 정부지원 프로젝트 1차 모집 결과 선정된 1억3,600만유로 규모의 프로젝트 7건도 공개했다.

파리무역관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올해 들어 수소분야 대표기업인 에어리퀴드사를 비롯해서 최근 친환경에너지사업 비중 확대계획을 발표한 토탈에너지 등이 대규모 투자를 본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에어리퀴드는 2020년 캐나다 퀘벡에 청정수소 생산시설 투자를 단행했으며 올해 들어서 프랑스 노르망디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H2V 노르망디사 지분 40%를 인수하고 수소연료 생산을 위한 전기분해(수전해)설비를 200MW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청정수소는 산업용 에너지원을 사용되는 동시에 상용차 등 모빌리티분야로 사용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는 연간 2만8,000톤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지난 2월 초 친환경에너지사업 비중 확대를 대외에 발표하면서 사명을 변경한 토탈에너지사는 엔지사와 공동으로 마실리아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매일 15톤의 청정 수소 생산이 가능한 전기 분해기를 오는 2024년까지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 인근에 구축될 예정인 대규모 전기 분해기 시설에는 100MW급 태양광발전기가 청정 수소 생산에 소요되는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 곳에서 생산된 수소는 산업용 연료로 우선 사용될 예정이며 연간 1만5,000톤의 탄소 배출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게 토탈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프랑스 정부 및 유럽연합(EU)의 지원금을 포함해 약 1억유로가 투자되는 이 사업은 2022년 착공될 예정이다. 토탈에너지와 엔지는 수소연료의 활용 범위가 순차적으로 확대될 것을 염두에 두고 이 지역을 유럽 수소생산기지(Hub)를 육성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인 르노사는 지난 1월 12일 미국 플러그파워사와 합작법인(JV) 설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르노자동차는 올해 안에 수소 연료전지 상용차 시범생산을 시작하고 중장기적으로 유럽 수소 상용차 시장의 30%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차량 제조를 비롯해서 충전소 확충과 수소연료 공급 및 정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미국 기업 간 포괄적 협력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항공우주분야 아리안그룹 역시 로켓 추진체 연구개발(R&D) 단지 내에 청정 수소연료 생산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엔지사는 항공우주분야 외에도 해상 및 내륙 수로 운송부문에도 적용 가능한 수소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도 병행하고 있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은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럽연합의 핵심정책인 에너지체계 대전환 측면에서 현재 프랑스는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투자가 실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특히 현지 주요기업의 프로젝트 이행에 따라 해외 유력 기업과의 협력도 활발해질 전망이며 역외 수소 생태계에 대한 투자 관심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현재 프랑스가 수소 프로젝트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생산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 수소산업협회(AFHYPAC)는 오는 10월 파리에서 수소산업전(HyVolution)을 개최할 예정이다. 프랑스와 유럽 수소 생태계 주요기업 대부분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기술, 설비 전시 홍보 및 기업 간 상담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한국 유관기관과 관련 기업이 유럽 수소업계와 협력을 모색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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