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등 소형태양광 업계가 국회 앞에서 정부의 한국형 FIT 개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등 소형태양광 업계가 국회 앞에서 정부의 한국형 FIT 개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최근 정부가 한국형 FIT(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에 발전사업자 참여 횟수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자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회장 이창수)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2021년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에 대한 발전사업자 참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소형태양광의 보급을 위축시키는 개악이므로 이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공단은 한국형 FIT를 올해부터 참여횟수를 제한하고 동일건축물에 여러 사업자가 설치할 경우에는 한 사업자에게만 참여를 허용하는 개정안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한국형 FIT는 2018년 7월 도입한 이래 소형태양광 사업자들의 판매 불안을 해소해 보급 확대에 기여해왔다.

이에 연합회는 이번 에너지공단의 개정안이 소형태양광의 보급이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연합회는 우리 주변의 지붕과 옥상을 보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한 곳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실제로 한국형 FIT와 100kW 미만 입찰 시장에서 선정된 물량은 ‘재생에너지 3020’의 소규모 사업과 농가태양광의 단기 목표(2018~2022년)인 6.7GW 중 절반 수준을 달성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2050년 전 지구적 목표이기도 한 탄소중립 2050을 위해서는 이 목표도 상향 조정돼야 하는데 어떻게 이루겠냐는 것이다.

소형태양광은 다수의 시민들이 참여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에너지자립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청정한 에너지의 효용을 경험함으로써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 수용성을 제고해 정책 추진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이유로 각국은 소규모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독일의 기준가격의무구매제(FIT)와 우리나라의 RPS가 대표적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정부는 시장 방식으로 진행돼 발전사업자가 스스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RPS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7년 고정가격계약제도를 실시했다. 그러나 선정 물량이 적어 경쟁률이 7.3대 1에 이른 적도 있고 2020년 하반기 입찰에도 3.3배의 물량이 몰려 결국 가격이 하락한 현물시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7월부터 한국형 FIT를 도입해 100kW 미만(일반인 30kW 미만)의 태양광은 전량구매해 판매 불안감을 해소했다. 이에 지지부진한 소형태양광 보급이 한국형 FIT의 도움으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연합회에 따르면 에너지공단은 이번 개정안에서 일반 시민이 자가 건축물 지붕이나 옥상, 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자가용 23kW, 사업용 27kW를 설치하는 경우에도 한국형 FIT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이번 에너지공단의 개정안 마련은 속칭 ‘쪼개기’라고 불리는 일부 소형태양광 사업자들의 편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합회는 시장경제에서 경제 주체는 보다 나은 수익을 위해 움직이기 마련인데 막상 쪼개기를 하더라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설치 용량이 적을수록 한계 생산비는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굳이 분할하는 것은 가중치 적용, 한국형 FIT 참여 제한 등 제도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을 법을 어기는 사람으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판매에 대한 걱정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300kW까지는 한국형 FIT를 확대하든지 온전한 FIT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에너지협동조합은 그동안 해당 지역의 조합이 기초지자체의 부지를 임대해 적게는 10kW에서 450kW까지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왔다. 반면 광역지자체의 경우 다수 시·도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를 원해 여러 조합이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있는데 현재 에너지공단의 개정안대로 시행이 된다면 이러한 선의의 주민참여사업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연합회는 정부가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라는 RPS의 목적이 훼손되는 개정안은 ‘개선’이 아니라 ‘개악’인 만큼 즉각 이 같은 시도를 멈추고 소형태양광 설치자들이 판매나 수익에 대한 불안감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개선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