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UNIST(총장 이용훈)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 세계 최고 효율을 경신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태양광발전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전지다. 연구 결과는 최고 권위 국제 과학 학술지인 Nature지에 5일자로 게재됐다.
 
UNIST 김진영 교수팀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 연구팀은 스위스 로잔공대(EPFL) 연구진과 함께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25.6%에 이르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논문으로 정식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중 최고다.

연구진은 전지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구성 원소 조합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바꿔 효율을 끌어올렸다.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같은 광전소자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하나의 음이온과 두 개의 양이온이 결합해 규칙적인 입체구조(결정)를 갖는 물질이다. 합성이 쉽고 저렴하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태양광 발전 원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이 물질을 쓴 태양전지 효율은 상용(실리콘) 태양전지에 못 미치고 내구성도 떨어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양이온의 조합 등을 바꿔 효율과 물질의 안정성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를 이루는 음이온 일부(용액함량 2%)를 포메이트(HCOO-)란 물질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지 효율과 내구성을 향상 시켰다. 포메이트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내부의 규칙적인 입체구조가 단단히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 포메이트가 금속 양이온과 상호작용해 결합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입체구조가 규칙적으로 잘 자란 소재(결정성이 우수한 소재)를 쓰면 전지 효율이 높다. 실제로 포메이트를 첨가하지 않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대비 효율이 10% 이상 향상됐다.

김진영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아이오딘(I-)이나 브롬(Br-) 이온만을 음이온 자리에 쓸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라며 “포메이트의 크기가 기존 음이온과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장) 박사팀은 전지 제작을 담당했다.

김동석 박사는 “개발된 물질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의 태양전지 셀을 설계하고 제작해 25.2%의 높은 공인 기록(미국 Newport사 공식인증)도 확보했다”라며 “동일한 품질의 전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 상용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석 박사팀은 2013년부터 김진영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한편 페로브스카이트는 합성이 쉽고 가격이 저렴해 디스플레이(발광소자), 센서 등의 분야에서도 연구되는 물질이다.
 
제1저자인 정재기 UNIST 박사는 “포메이트가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내 음이온 자리에서 주위 원소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도 크다”라며 “이번 연구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연구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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