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에 기반한 단계적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부문간 통합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지만 당초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보다 2배 수준으로 상향해야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탄소중립 경로에 연착륙하기 위해서 현 시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사)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소장 권필석)는 최근 ‘2050년 한국 탈탄소 시나리오: 섹터커플링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3020 등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제도를 통한 태양광과 풍력의 보급 증가는 국내 에너지시스템을 자급자족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과 풍력의 보급 속도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그리드 개발 및 공공의 수용성 확보 측면에서의 면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현재 정부에서 2019년 발표된 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제시하고 있으며 2020년 발표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34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목표를 22.2%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화된 목표로 2030년 단기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30년까지 2017년대비 최소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 탄소중립의 경로에 근접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재의 3020제도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목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탄소중립을 위한 기반이 조성되지 않음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내 에너지수요가 발전량에서 석탄(43.1%), 원자력(26.8%), LNG(22.2%), 재생 및 기타(7.9%)의 순으로 전력시스템이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아직 재생에너지의 활용이 매우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내 에너지 집약적 구조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를 극복하고 향후 30년 내 에너지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에너지시스템의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화석연료 중심 시스템 유지 기간이 증가할수록 CO₂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때문에 탄소 중립을 보다 원활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중심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발전부문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다른 에너지 수요부문과 공유하고 통합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동력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이며 최근 2년 동안 재생에너지 신규 보급 추이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지만 현재 년 2~3GW의 보급 추이가 최소 년 17GW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시점에서 태양광 설비 보급은 정부의 2030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의 목표를 상회하지만 이와 달리 풍력설비 보급은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50년까지 최소 365GW에 달하는 태양광설비가 필요하며 이는 국내 태양광 기술 잠재력의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태양광설비 외에 풍력발전의 대규모 보급도 필요하며 육상풍력은 48~79GW, 해상풍력은 84~142GW 의 보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태양광과 다르게 풍력발전은 높은 투자비용과 기술적 성숙도가 낮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볼 때 많은 보급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에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한 사회적, 기술적 준비를 함께 진행해야하며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그리드 구축 및 수용성 확보를 위한 정책 마련 등 미래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술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변화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특히 탈탄소를 위해서는 탄소가격이 에너지가격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며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는 유연성 기술의 도입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력시장의 적절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에너지부문을 포괄하는 에너지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그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탈탄소를 위한 발전부문에서의 역할이 지배적이며 이와 같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는 다른 부문과의 통합을 통해 해소가 가능하고 전력화와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을 통해 전체 시스템의 효율 향상을 견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또한 수소 활용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요소이자 기존 화석연료 중심 경제에서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을 제공하지만 수소의 생산 및 활용은 직접 전력을 사용하는 것보다 효율이 낮기 때문에 효율적인 활용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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