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조직위원장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민수 조직위원장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히트펌프 관련 업계 및 연구 전문가들이 최신 기술 동향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 학술대회 ‘제13회 IEA Heat Pump Conference(IEA HPC)’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됐다.
IEA 주관으로 3년마다 히트펌프 기술 선진국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히트펌프와 그 주변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전문학술대회로 발표와 참여자의 수준이 매우 높아 전문가들의 참여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당초 2020년 5월에 개최되기로 한 제13회 Heat Pump Conference에는 코로나19에 의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 해외 참석자를 위한 온라인 학회와 국내 참석자를 위한 오프라인 학회를 동시에 개최하는 하이브리드 학술대회로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한 1년간의 연기와 현장 참석의 어려움 등에도 불구하고 이번 학술대회에는 205편의 논문과 6인의 plenary speech, 36인의 keynote speech가 발표됐다. 참석인원도 오프라인 등록참석자 96명과 온라인 참석자 272명 등 총 등 368명의 참석자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우수한 발표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일반적인 국제학회와는 달리 Heat Pump Conference에는 70% 이상의 등록 참가자가 외국인으로 구성돼 히트펌프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해결 과제와 대안 제시
학술대회는 첫날인 26일에는 학술대회 사전 행사로 IEA HPT에서 진행하는 6개의 워크샵이 진행됐다. IEA HPT에서는 참가 회원국들의 공통 관심사를 모아 소규모 프로젝트인 Heat Pump and Smart Grids, and Hybri 등 Annex(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는데 워크샵은 각 Annex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이다.

27일은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학술대회의 환영사는 IEA HPT TCP의 의장인 스위스의 Stephan Renz가, 개회사는 김민수 조직위원장이 발표했다. 이후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축사도 온라인으로 함께 했다. 

개회식에 이어 Plenary lecture이 진행됐다. 총 6명의 주요 인사가 히트펌프 정책, 시장,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첫 번째 plenary 발표를 진행한 Mechtild Worsdorfer는 EU Commission에서 2030 Energy and Climate Framework, 2050 Energy Roadmap의 완성을 주도했다. 현재는 IEA의 Sustainability, Technology and Outlooks의 Director를 맡고 있으며 EU Commission에 IEA 대표로 역임하고 있다. 그녀의 발표에서는 글로벌 탄소배출의 15%를 담당하고 있는 냉난방부문에서 히트펌프의 중요성과 보급 확산을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EHPA의 Martin Forsen이 실시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EHPA의 Martin Forsen이 실시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로 유럽히트펌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Martine Forsen은 2019년 이후 구성된 EU Commission에서 중점적으로 추구되고 있는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대해 소개했다. 핵심 전략기술로서 에너지시스템통합전략(energy system integration strategy)을 강조했는데 이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히트펌프와 같은 전기가열 방식이 두 배로 확대되고 2050년에는 50~7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히트펌프 산업이 직면할 가능성과 도전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설비공학회장이자 조직위원장인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정책 그린뉴딜, 탄소중립과 같은 우리나라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소개하고 앞으로 다가올 히트펌프 기술에 대한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기술분야의 plenary speech도 진행됐는데 LG전자 H&A연구센터장인 오세기 부사장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히트펌프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공기열원 히트펌프의 기술적인 한계와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최신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냉동공조협회(AHRI)의 Xudong Wang 부회장은 냉매 관련 이슈를 포함해 Low GWP 냉매에 대해 발표했다. 대부분의 Low GWP 냉매가 가연성임을 고려할 때 안전성 문제가 어떻게 고려되고 있는지와 향후 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국방대학의 Noboru Kagawa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돼 일본의 HVAC시스템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과 규제 등에 대해 설명했다.

27일 진행된 일반 세션에서는 히트펌프 전문학회인 만큼 각 세션별로 선정된 키노트 발표의 수준 또한 매우 높았다.

인도 정부 주요인사인 J.B.V Reddy 박사가 인도의 냉방과 관련된 정책을, 국제냉동기구(IIR)의 Didier Couloumb 사무총장은 Low-GWP 냉매와 관련돼 극복해야 될 어려움에 대해 발표했다.

기술 발표로는 물냉매 고온 히트펌프에 대한 연구와 히트펌프 소음 저감기술에 대한 연구 등의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28일에는 많은 논문이 발표됐다. NEDO의 Tetsusiro Iwatsubo 박사에 의해 일본의 열에너지 관련 R&D 정책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또한 Low GWP 냉매와 관련된 세션이 이어졌는데 다양한 정책, 기술적 고려사항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미래 기술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는데 미국 Xergy사 대표인 Bamdad Bahar는 전기화학적 수소 압축기술과 멤브레인 기술 등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상용 증기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고온 생산이 가능한 초고온 히트펌프에 연구도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최신 제습기술, 식품저장 기술, 제로에너지빌딩과 연계된 히트펌프 기술에 대한 우수한 발표가 이어졌다.

일반 세션이 끝나고 마지막 폐회식에서는 히트펌프 산업과 기술발전에 기여가 큰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RvR상의 시상식도 마련됐다. RvR은 19세기 히트펌프를 최초로 발명한 Ritter von Rittinger를 기리기 위해서 제정된 상으로 핀란드 히트펌프협회장인 Jussi Hirvonen과 상해교통대의 Ruzhu Wang 교수, 단체 수상자로는 미국 매릴랜드 대학의 Center for Environmental Energy Engineering (CEEE)가 수상했다.

마지막으로는 2023년에 시카고에서 개최될 ‘제14회 IEA Heat Pump Conference’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 히트펌프 기술 및 시장 발전 기대
‘제13회 IEA Heat Pump Conference’는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당초 계획에서 여러 변경이 이뤄지는 등 많은 부침이 있었으나 우수한 발표와 논문, 온오프라인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학술대회에서는 학계뿐만 아니라 산업, 유틸리티 및 공공부문의 정책 입안자, 임원 및 대표, R&D 관리자 및 기술 지원자, 에너지 관리자, 기획자, 컨설턴트 등을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히트펌프는 단일 기기로써 온실가스 저감 잠재량이 높은 기기다. 여러 다른 저렴한 가열수단에 비해 복잡하고 비싼 가격, 냉매 규제 등 쉽지 않은 장벽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투입에너지대비 3~4배의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절약 기기로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탄소중립 이슈는 히트펌프 기술을 미래 에너지 시장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다. 히트펌프의 우수한 효율을 기반으로 전기와 열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섹터커플링 기술이며 열에너지 전기화(electrification)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기술로 공인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히트펌프 보급 확대에 대한 논의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번 학회를 계기로 더욱 활발한 히트펌프 기술과 시장의 발전이 기대된다. 

‘제13회 IEA Heat Pump Conference’ 국내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13회 IEA Heat Pump Conference’ 국내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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