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유가는 언제쯤 내려갈까?

이번 글은 KBR에서 프로세서 엔지니어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조현 박사님에게 에너지 장래에 대해서 글을 부탁한 것이다. 앞으로 국가 에너지의 장래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조 박사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왜 이처럼 석유가격이 비쌀까? 또 언제쯤 석유가격이 떨어질까?

퓨리처상을 수상한 다니엘의 프라이즈(Prize)라는 책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의 스핀들 탑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되어 본격적인 석유 생산이 가능했던 1859년부터 지금까지 석유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내림을 반복해왔다. 만약 다니엘의 분석처럼 석유가격의 추이가 반복되면 지금처럼 끝없이 올라가는 석유가격도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것이 문제이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석유가격은 언젠가 다시 떨어질 것이라 믿는다.

아마도 그 시점은 모든 사람들이 석유가격이 이제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가 될 것이다. 즉 원유 생산국에서는 언젠가는 석유 소비가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로 인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한 수요량이 줄면 즉각 생산을 낮추어 가격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석유소비국 입장에서도 언젠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 개발 등에 대한 지원을 주저하고 계속해서 막대한 양을 수입할 것이다.

어느 정도 고유가 시기가 계속되면서 자연스레 이제는 석유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생산국이나 소비국 모두에게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된다. 이때부터 생산국은 막대한 석유로 확보한 부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자국의 산업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국민의 생활 향상 등을 위해 광대한 재정 지출 플랜을 짜게 되고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수입국은 본격적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산업 육성,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에너지 절약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또한 계속되는 고유가로 인한 경제활동의 둔화도 에너지 소비량을 점진적으로 줄이게 된다.

하지만 산유국은 재정의 유연성이 낮은 대규모 재정 지출을 계획하고 시행하기 때문에 조금의 가격하락에 수입의 확보를 위해 조금의 생산 증대를 꾀하게 되고, 자연스레 생산국 전체에 걸쳐 도미노식 증산이 이뤄지게 되며 이렇게 증산을 통한 수입의 증대를 꾀하려드는 시점이 바로 석유류 가격의 하향을 부추기게 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때가 바로 다시한번 Prize의 분석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언제 이러한 일이 일어날까? 이 시점은 석유 소비국에서 에너지 절약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천하느냐와 석유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룰 얼마나 낮추느냐에 달려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1~2년 이내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로서는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절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총생산액 대비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산업, 가정 등 총체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올리는데 적극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에너지자원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역사적인 경험을 통해서도 잘 증명되어 왔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계 2차 대전의 뒷배경에는 에너지자원의 확보라는 국가 간의 이익상충이 자리하고 있었고 또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도 에너지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얼마전 중국이 왜 그토록 기를 쓰면서 미국의 석유회사 ‘Unocal’을 인수하려 했으며 미국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는지 또 세계에너지 광구권을 싹쓸이하다시피 사들이려 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지금처럼 안일하게 수입에만 의존하는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해 석유 뿐만 아니라 모든 에너지원의 확보에 체계적으로 그러나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국가의 영속적인 발전에 필수적인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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