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냉동공조산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50억3,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냉동공조산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50억3,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우리나라 냉난방공조산업은 40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며 글로벌 4강 위치에 올라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냉난방공조산업은 식품 및 주거생활 환경개선 등 기본적인 산업에서부터 청정, 진공, 극저온, 항온, 항습 등 첨단기술 및 환경친화적 특성이 요구되는 산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필수적인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자세가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되고 이를 통한 수출 활성화를 위한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편집자

■냉동공조산업 수출현황
우리나라 냉동공조산업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이다.

수출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냉방기 같은 소비재의 경우 계절품목의 특성상 시간적 특성과 지역적 특성이 뚜렷하다.

수출 비중으로 볼 때 상반기와 북 반구에 전체 물량의 약 2/3가량이 수출되며 그 나머지는 하반기에 남반구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연중 냉방이 필요하면서 산유국이 많이 분포해 있는 중동과 적도지역은 유가가 구매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변동 폭에 따라 수출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냉동공조기기 품목은 약 82억7,000만달러(9조7,000억원 추산)를 생산해 이 중 절반이 넘는 50억3,000만달러를 수출했다.

2020년도 주요 수출품목(소분류)을 HS기준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냉매압축기 8억8,660만달러(19.2%↓), 차량에어컨 1,390만달러(16.2%↓), 룸에어컨 1억3,970만달러(20.2%↓), 패케이지에어컨 5,260만달러(36.6%↓), 냉동냉장쇼케이스 2,910만달러(28.7%↓), 기타(업무용) 1,280만달러(50.2%↓), 압축식유닛 2,820만달러(32.4%↑), 전기냉장고 16억9,340만달러 (13.7%↑), 체스트형냉동고 580만달러(1.6%↑), 직립형냉동고 550만달러(25.6%↓), 냉동공조 관련부품 16억7,470만불 (12.1%↓)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금액기준으로 전기냉장고, 냉동공조 관련부품, 냉매압축기, 룸 에어컨, 패케이지에어컨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권역은 북미, EU, 중국, 중동, 아세안 등 5개 지역으로 대부분의 수출은 이 지역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요 권역별로 구체적인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북미 24억3,300만달러(14.7%↑), EU 6억800만달러(3.3%↓), 중국 4억4,400만달러(2.5%↓), 중동 2억800만달러(11.4%↓), 아세안 2억800만달러(11.4%↓) 등이다.

2020년도에는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AHR Expo(올란도), 중국 제냉전(우한), 일본 냉동공조전시회(도쿄), 독일 Chillventa전시회 등주요 전시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역시 가장 큰 규모의 미국 AHR Expo(시카고)는 일찍이 취소된 상태이다. 전시회를 차치하더라도 입국제한, 격리기간 등으로 인해 시장 개척단을 파견한다거나 개별기업의 수주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고 있다.

2020년에는 전년도 수주물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됐지만 2021년에는 주요 수출지역 국가들에서 코로나19 면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외수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지역의 경기회복 기대 및 주요 수출기업의 지역거점 영업 망 확대, 수출품목 다변화 등과 기저효과로 인해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이전(2019년 4/4분기)의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며 전체 수출액은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50억 4,000만달러(0.4%↑)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뜻하지 않는 어려운 수출환경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정에서는 AI스마트홈, 상업용 빌딩에서는 환기장치의 기능을 융복합화 한 외기전담공조시스템(DOAS) 등 새로 운 기술이 적용된 냉난방공조시스템이 선보이고 있다.

■수출 국가 각종 정보 공유
냉동공조 제조사들이 개별적으로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회장 강성희)에서는 해외전시회 출품지원, 수출지원(바이어 인콰이어리 처리, 거래알선) 등과 관련된 각종 정보 및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회원사를 수출을 위해 간접 지원 중 가장 큰 것을 무엇보다 해외바이어가 직접 참가하는 국제냉난방공조전(HARFKO)과 주요 해외전시회에 직접 참가해 수주활동을 지원한다. 해외 전시 출품지원 이외에 회원사의 수출을 위한 해외바이어 수입 인콰이어리를 해당지역 바이어들에게 구매의사를 확인해 처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코트라로부터 전달받은 해외전시회 지역 바이어의 구매오퍼를 회원사에 전파해 지원도 하고 있다. 협회는 해외시장조사를 통해 회원사 관심 진출 지역 내 시장 동향 등을 현지 협회 또는 JARN(日냉동공조전문지) 등을 통해 문의를 통하거나 코트라 자료를 제공하고 필요 시에는 코트라 수출 관련 프로그램 소개해 연결하고 있다. 바이어 발굴을 위해 해외바이어 발굴 및 상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해외전시회 참여이므로 미국 AHR expo(매년 1~2월 중 개최), 중국 제냉전(매년 4월 중 개최), 독일 Chillventa(격년 10월 중 개최) 등 유망한 해외 전시회에 최대한 정부지원금을 확보해 회원사들이 비용, 물리적으로 좀 더 수월하게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 4~10회 정부지원 단체관 및 협회 단독 참여를 진행 중이며 바이어 신뢰도 확인을 위해 해당 국가의 협회에 문의해 바이어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수출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인증을 해결해야 한다. 협회는 2016~2018년 3년간 국가기술표준원이 지원하는 무역기술장벽(TBT)사업을 진행했다. 최근 주요한 무역기술장벽 사례를 살펴보면 2020년 11월부터 시행한 EU의 디스플레이 에너지라벨 규정, 인도의 에어컨 및 관련 부품 인증 규제, 에콰도르·콜롬비아의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 관련 규제, 2021년 도입 예정인 EAEU(구소련 국가 중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의 전기전자제품 에너지효율규제 등이 있다.

협회는 해외인증 컨설팅 및 기술규제 관련 전담인력 배치해 냉동공조 관련 이슈인 인도의 에어컨 및 관련 부품 인증 규제와 에콰도르·콜롬비아의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관련 규제에 대해  협회 내에 업종별 협의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각국 협회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 2017년부터는 냉동공조 주요 인증 AHRI, EUROVENT, UL 등의 에이전트 수행해 오고 있다. 2020년에는 AHRI 2개사 인증을 완료했으며 2021년 현재 3개사 인증완료를 목표로 지원하고 있다.

협회는 회원사가 AHRI 인증을 위한 미국 AHRI 커뮤니케이션 이 원활하지 않고 AHRI 인증이 국내에서도 많이 요청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외인증이다 보니 회원사들이 많이 위축돼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협회는 이에 따라 미국냉동공조협회(AHRI)와 지난해 3월 미국 올란도에서 냉난방·환기·냉동분야 표준의 부합화와 제품인증 개발 촉진을 위한 표준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냉난방·환기·냉동분야 표준협력을 강화했다.

협회의 관계자는 “해외 수출시장에서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AHRI인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며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AHRI 표준과 부합하는 국내 표준· 인증의 도입이 실행되면 국내 업체들이 조달이나 프로젝트 참여 시 해외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수출시장 개척 및 확대 모색
적극적으로 제품을 알려야 한다. 주요 해외 냉동공조전시회에 국내 제조사들이 많이 참여해 해외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기적 처방과 더불어 단체표준을 제정해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냉동공조 R&D를 위해 민관 공동의 노력을 이끌어나가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친환경·고효율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제품의 부가가치화를 통해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에서 기술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글로벌 환경규제도 고려돼야 한다. 냉동공조업계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해 현재 대부분의 냉동공조기기에서 주로 사용 중인 R-410a, 134a 등 탄소계열의 HFC 냉매를 대신해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신기술 개발과 제품 고효율화를 추진해 수출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지금의 HFC 계열 냉매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현저히 낮은 R-1234yf 등 HFO계열의 Low GWP 대체냉매를 적용한 히트펌프시스템의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냉매전환을 냉난방공조업계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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