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원 확보·개발없이 E산업 성장 ‘어려워’
[기획] 자원 확보·개발없이 E산업 성장 ‘어려워’
  • 조대인 기자
  • 승인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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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후체제 대응 자원개발·에너지안보 중요성 재부상”
탈탄소화 정책에 다시 반등하는 국제유가 상황 대응 필요
불확실성·리스크 축소, 공공부문 역할 통한 경쟁력 제고해야
산유국 지위 통한 연관산업 활성화, 경제 및 안보효과 중요
국내 대륙붕 내 이산화탄소 저장사업 등 연관 사업 기대 가능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지난 21일 동해가스전을 방문해 현장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지난 21일 동해가스전을 방문해 현장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대비 2℃로 제한하기 위한 신기후체제 적용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다. 

자연적 현상을 넘어 국제협약을 통해 에너지이용과 산업생산방식, 수송방식 등 산업, 무역, 경제구조 전반에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방적 환경규제를 하게 될 경우 생산을 위축시키고 경제적 비용을 야기하는만큼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해 정부가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것처럼 자원개발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기후변화로 세계 도처에서 폭우와 폭설, 화재 등이 많아지면서 이상 기온에 경각심이 높아지고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며 수소 및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노력 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에너지전환에 대한 기술적 한계와 비용부담 등 여전히 화석에너지에 기반한 세계 산업구조의 현실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석유 등 화석에너지에 대한 여전히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전까지 세계 어느 나라도 안정적 자원 확보와 자원개발을 통한 에너지안보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국가경쟁력은 물론 미래 성장과 지속가능 발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세계 8위의 석유 소비, 세계 5위 의 석유 순수입국인 우리나라는 95%에 달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투자 리스크를 결코 감수하지 못하는 민간기업에 자원개발을 기대하기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자원 확보의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공공부문이 책임있는 자세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역량 확대가 필요하다. 

즉 경쟁력이 부족한 민간부문의 효과적인 석유 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석유공사의 규모와 역량을 키워 민간 기업과의 공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공부문의 자원개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 지원이 필요하다. 

국제유가와 하반기 전망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세계 경제가 주요국의 백신접종 확대,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기 호조 현상이 나타나면서 6월 말 현재 석유수요는 전년동월대비 8.03% 증가한 9,790만배럴을 기록했다. OPEC+ 의 감산 정책에 원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Brent유 기준 국제유가는 평균 65.23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6% 상승하면서 2년래 최고 수준의 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도국의 접종률 증가, 하반기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원유 수요는 9,960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5.23% 증가하고 재고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국제유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 수요 증가대비 공급 증가량이 부족하면서 석유 수급이 타이트 해질 것이 유력 시 되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하반기 석유 평균 수요가 9,960만 배럴로 3분기 가파른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대비 398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은 9,940만배럴로 상반기대비 552만배럴 증가하지만 수요 증가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OPEC+는 석유수급에 상응한 조율된 증산 결정을 내리고 결속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차 발생이 가능해 하반기 수급 균형을 위해 OPEC+의 적시 증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추이
국제유가 추이
국제유가 추이 및 전망
국제유가 추이 및 전망

석유자원 개발, 왜 중요한가 

가장 먼저 에너지안보를 꼽을 수 있다. 석유 소비량의 거의 10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안보가 매우 취약하다. 

석유 소비규모가 세계 8위에 이르며 4위에 달하는 수입규모는 GDP기준으로 9위를 차지하는 경제 규모를 상회하고 있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석유소비를 줄이기 쉽지 않다.  국내 소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유가 충격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석유개발로 충분한 매장량을 확보하게 되면 유가 급등 시 석유개발 수익으로 충격을 흡수 가능한 헤징 효과가 높아지게 된다. 

특히 성장이 정체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석유개발산업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석유개발산업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는 철강, 해양구조 물, 선박, 엔지니어링 그리고 IT 등과 결합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복합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 가능하다. 

비록 실패 가능성이 크지만 석유 개발산업은 성공할 경우 보상이 매우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충분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면 매우 높은 이익률 향유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중동 위주의 석유 수입선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에 수송로가 집중도가 높으며 이들 지역 인근에 석유물류허브 부재 등으로 수급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석유는 상·하류부문에 걸친 자체 부가가치뿐만 아니라 플랜트, 조선, 화학, 수송, 금융, 서비스 등 연관산업 경제효과로 막대한 국부 창출이 가능하다. 

매장지·수송로가 편재되고 생산량이 한정돼 공급 중단 시 국방 및 안보활동은 물론 사실상 모든 경제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돼 석유자원 개발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또한 석유개발의 공급 안보적 측면으로는 최근 신규 발견된 대규모 유전수가 감소하는 등 석유개발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석유공급 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는 셰일가스의 개발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최저가 상황이 연출된 후 석유 메이저들의 유전 개발 포기,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셰일가스전의 가치가 떨어지게 됐고 OPEC의 감산 정책과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탈탄소화 정책에 급물살을 타면서 유가는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주요 매장지역인 중동과 북아프리카 산유국의 정정 불안, 이란 핵 문제 갈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와 사우디 중심의 수니파 갈등 확대 영향에 정정 불안이 심화되고 소비국의 석유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석유개발은 장기적 해외비축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가능해 정부의 단기 전략비축유와 함께 안정적이면서 효과적 석유공급을 도모할 수 있다. 

석유개발을 통한 매장량 확보는 생산지속기간이 10~20년에 이르러 길며 규모도 커 장기적 시장 악화에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석유·가스 개발 민간보다 공공부문 주도 ‘바람직’ 

높은 리스크로 인해 석유 및 가스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많은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민간 기업 보다는 전략적 투자가 가능한 공공부문의 역할이 크며 자원개발을 주도해야 할 필요성이 많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GDP 기준 15위 이내 국가들 중에서 석유자원확보 환경이 매우 열악해 공공부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에너지 안보 위협에 노출되기 쉽다. 

지난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 쇼크를 경험하면서 에너지원 확보와 자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정부는 1979년 3월 한국석유공사를, 이후 1983년 8월 한국가스공사를 설립해 자주적인 석유개발을 통한 원유와 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유전(가스전)과 같은 직접 자원이 있거나 국가적 차원에서 자원확보 의지를 통해서만 석유자원 확보 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생산시설 전경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생산시설 전경

 

에너지안보와 대륙붕 개발 

국내 대륙붕에 대한 본격적인 석유탐사는 1970년 1월1일 해저광물 자원개발법의 제정 및 공포로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능력과 석유 개발 수준이 낮아 미국 텍사코사, 걸프사, 네덜란드 쉘사, 코암사 등 외국기업들이 국내 대륙붕에서 19개 공의 석유탐사를 진행했으나 결국 모두 실패하고 자국으로 철수했다. 

공사 설립된 후 국내 대륙붕 탐사를 본격 시작해 기술진 확보와 자본 부족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석유공사 자체 기술로 12개 공을 시추했다. 

외국계 회사와 석유공사가 총 31번의 시도 끝에 국내 자체 시추를 시작한지 20년만에 1998년 8월 대규모 가스층 발견에 성공했다. 

이렇게 탄생한 동해가스전은 국내 최초의 상업적 가스전으로 석유 자원의 존재를 입증하는 한편 IMF 위기에 국민들에게 95번째 산유국의 희망을 선사했다. 

 2004년 생산 개시 이래 울산광역시와 경남지역의 일반가정, 발전소 등에 17년간 공급하고 있으며 2020년말 기준 약 2조6,000억원, 총 530만톤의 수입대체 효과로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생산종료를 앞두고 있는 동해가스전을 이용해 천연가스가 차지하고 있던 지하공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만 할 뿐 별도로 포집해 저장하는 시설은 없었지만 이번 동해가스전 생산종료와 함께 국내 CCS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실증 플랫폼이 마련된 셈이다.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 지하공간에 향후 30년 간 매년 40만톤의 CO₂를 주입해 총 1,200만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다부처 국책연구과 제인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중규모 CCS 통합실증 모델 개발’ 연구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CCS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최적 실행모델 도출과정에 핵심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CCS사업 개념도.
한국석유공사 CCS사업 개념도.

산유국 지위 유지, 왜 필요한가 

동해-1 가스전 생산개시로 우리 나라는 지난 2004년 95번째 산유국으로 지정 받았다. 

외교적 측면에서 산유국에서 비산유국으로 지위를 잃게 되면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의 경우와 같이 국민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한·중·일 동아시아에서 한국만 산유국에서 제외돼 외교적 입지 및 위신이 축소될 우려가 크다. 

사업적 측면에서 산유국 지위가 상실되면 국제입찰이나 유전개발 사업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 

중동 산유국의 경우 비산유국은 사업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석유와 가스 탐사, 개발, 생산 운영기술 육성이 가능하고 산유국 지위 유지를 통해 플랫폼 건설 등 연관산업 활성화로 막대한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 국가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 

 석유공사는 동해-1 가스전 생산 시설 운영으로 유지보수 등 연간 100억원 규모의 연관산업과 동반 성장은 물론 고용창출에 기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안보적 측면에서 산유국 지위 유지 필요성은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에너지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천연가스를 국내 생산으로 자체 충당해 외화 유출을 방지해 국부 증진이 기능하기 때문이다. 

동해-1 가스전 개발 성공으로 약 527만톤의 LNG 수입 대체효과가 약 2조6,000억원이 발생했다. 

이란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같은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이 가능해 자원 안보를 튼튼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결코 가볍게만 볼 일이 아닌 셈이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약 73%를 차지하며 오만 및 사우디의 일부 물량을 제외한 거의 전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황이다. 

가스생산과 CO₂저장소 활용, 대륙붕 개발·탄소중립 기대 

에너지안보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석유공사는 동해-1 가스전 북동쪽 44km지점에 위치한 방어 구조에 대한 시추를 지난 6월 말부터 시작했다. 

본격적인 시추에 돌입한 방어 구조는 2017년 고해상도 3차원 탄성파 취득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 탐사 자원량이 3조8,900억입 방피트(Tcf)로 추정되는 대규모 구조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탐사시추 성공률이 15% 안팎인 점을 고려해 석유공사는 이번 시추에 그치지 않고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와 시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CCS사업과 연계해 육상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대규모 천연 저장소로 활용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다부처 국책연구과제 중 지질자원연구원 주관 ‘대심도 해양 탐사시추를 통한 대규모 CO₂ 지중저장소 확보’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제는 탐사를 통해 한반도 인접해역에서 연간 10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소를 확보하는 것으로 석유공사는 동해지역 대규모 저장소 확보에 참여해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공사는 설립 이래 국내 대륙붕 석유탐사를 주도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동해-1 가스전을 발견하고 생산시설을 건설해 2004년부터 동해지역에서 현재까지 가스와 컨덴 세이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경험으로 누구보다 한반도 인접해역의 퇴적분지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이 가능한 지층을 평가할 역량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탐사가 집중된 동해 대륙붕(천해) 지역에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이 가능한 유망 구조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동해 심해 지역에 분포하는 심해 퇴적층도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에 충분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방어구조의 탐사시추를 통해 양호한 저류층의 분포가 확인된다면 향후 대규모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소로 활용하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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