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수소 활용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기계연구원, 카이스트, 서울버스(주), (주)제이엔이웍스, (주)래티스테크놀로지는 액체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버스를 실증하고 이를 위한 액체수소 충전소를 개발하는 협약 양해각서에 17일 서명했다.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핵심 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일생산량 0.5톤의 수소 액화플랜트를 개발 중인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액체수소 기반 연료전지 버스와 충전소의 액체수소 관련 시스템을 설계하고 핵심 기자재를 개발하며 액체수소도 공급하게 된다. 

공급된 액체수소는 카이스트가 개발하고 래티스테크놀로지가 상용화한 세계 최초의 자유형상 압력탱크인 격자형압력탱크에 저장된다. 

액체수소 격자형압력탱크는 버스와 충전소에 맞춰 최소한의 공간을 차지하도록 공간맞춤형으로 설계된다. 에너지관리시스템은 제이엔이웍스가 맡는다. 버스의 전력 및 냉난방 부하를 분석해 노선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액체수소 기반 연료전지 버스의 최적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제시하게 된다. 

서울버스는 연료전지 공급 및 전력공급시스템 설계, 차량 시스템 통합 및 설치를 수행하고 액체수소 기반 연료전지 버스의 실증과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카이스트는 시스템 모델링과 장기적인 기술발전 및 비용변화를 고려한 기술적 경제성 평가를 수행해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최초의 수소 액화플랜트 개발 책임자인 최병일 박사는 액체수소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병일 박사는 “수소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수소의 대규모 생산, 저장, 수송,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액체수소 인프라는 이러한 규모의 경제에 초석을 제공하게 되며 액체수소를 사용하는 대중교통인 버스와 충전소는 파급력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고 말했다.

약 200대의 시내버스와 공항버스를 운행 중인 서울버스의 조준서 대표는 본 협력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조준서 대표는 “대중 교통도 신속히 무탄소 배출 방식으로 전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데, 무탄소 이외에 여러 가지 제한 사항을 개선시켜야 한다”라며 “액체수소는 충전 시간, 운행 거리, 공간활용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울 지역에 있는 5,000 여대의 도시 버스 및 공항 버스를 소유하고 있는 시내버스 업체들이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홍의석 제이엔이웍스 대표는 “버스는 노선에 따라서 고유의 에너지 부하를 갖게 되므로 에너지시스템의 설계와 운전은 버스별로 맞춤형이 돼야 한다”라며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도전을 실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래티스테크놀로지의 설립자이자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인 장대준 박사는 “진공 단열이 필수적인 액체수소 저장탱크는 세계적으로 개발이 미진하며 액체수소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카이스트와 래티스테크놀로지는 차량 연료 저장용 소형탱크부터 대륙간 액체수소 수송선박용 화물탱크까지 액체수소 전체 공급사슬에 필요한 모든 액체수소 저장 탱크와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본 협력의향서에 따른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나라 수소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미 국내 3-4개 에너지 회사가 2023년까지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액화수소의 생산-충전-활용으로 이어지는 공급 사슬이 완성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액화수소 기반 트럭이나 대형 드론으로 영역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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