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원유가 동향
2003년 이후 국제 석유 가격은 매년 시장의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연 초 중동산 두바이기준 55불 수준이던 국제 유가는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공급 차질 등을 배경으로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1월 중순 60불을 돌파한 데 이어 7월14일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71.96불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7월 중순 현재 금년 평균 유가(중동산 두바이유)도 60불을 넘어서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급등하였다.▲ 최근 국제유가 동향
공급 능력 부족, 이란 문제 등 변수
상황 악화시 80불 돌파 가능성
하반기 석유 시장의 주요 변수
그렇다면 이러한 고유가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공급능력 부족, 개도국 수요 증대, OPEC 고유가 정책 등 구조적인 요인은 하반기에도 그대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 금년 하반기가 아니라 최소한 향후 수 년간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두바이 기준 50불이하의 유가 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둘째, 이란 문제도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요인이다. 실제 군사적인 충돌로 발전할 지는 미지수이나, 미국과 이란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마주 달려오는 열차를 연상시키는 국면이다. 또 이 과정에서 심리적인 불안감은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란 사태가 악화되어 군사적인 충돌로 발전하여 공급차질을 유발하든가, 서방측의 제제조치에 반발하여 이란이 금수조치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상반기 유가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추가적인 유가 급등은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아도 타이트한 수급상황에서 대규모 공급차질이 발생한다면,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1/3이 통과하는 호르므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심각한 위기국면의 발생이 불가피하다. 100불이상의 유가 급등도 불가피하며 세계경제에도 일대 재앙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장기화는 모두의 공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역사적으로도 해협의 봉쇄가 발생한 적은 없다. 두 번째로 나이지리아 공급차질문제도 단기간에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요 산유지역의 주민들은 석유생산의 부가 공평하게 분배되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결국 문제가 된 것이 이번 사태라고 본다면, 사태의 조기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특히 내년 나이지리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사태지속가능성은 더욱 높다.세번째로 미국시장의 휘발유 공급불안이다. 휘발유시장의 공급불안 문제는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공급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최근 가동율이 증가하면서 재고가 다시 증가하고 있고, 고유가에 따른 수요 둔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정부의 공급불안해소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산유지역인 멕시코만의 기상은 또 하나의 변수가 된다. 최근 지구 온난화 등으로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허리케인의 내습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작년의 경우는 매우 비정상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지만, 금년의 경우에도 안심하긴 이르다. 마지막 변수는 고유가에 따른 수요 둔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작년 허리케인 내습에 따른 고유가지속으로 수요 침체(demand destruction)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물론 금년에도 상반기의 고유가 추세는 분명 수요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70불을 넘어서고, 특히 미국 시장의 휘발유 가격이 3불/갤론을 넘어서면서 고유가 문제는 심각한 정치 경제적 문제로 부각하였다. 우선 미 부시행정부는 여러 가지 가격 안정화 조치를 내놓았고,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의 변화를 암시하는 움직임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 부분은 분명히 하반기 시장 수급에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의 경우 나이지리아 생산차질, 이라크 생산 차질 등으로 매우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하반기에 이러한 수요 둔화 움직임이 구체화된다면 유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 괄호안의 수치는 Dubai기준으로 Brent는 4불, WTI는 6불을 차감 적용했으며, CERA 및 EIA는 7월 발표 전망치이며, 나머지는 6월 발표 전망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