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얼마 전 ASME Code 설계계수가 4.0에서 3.5로 바뀌었는데 이를 기준으로 신규가 아닌 기존 압력용기도 3.5로 re-rating 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오고 갔지만 이 문제와 관련한 결론은 사용자나 해당지역 규정 제정자의 판단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 캐나다의 알버타 주에서 해석한 법안이 적절한 판단인 것 같아서 이에 대한 자료를 이번호에 싣고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ASME Code 2001년판(이미 1998년에 아젠다로 실렸던 바 있다)에 Div I 압력용기에 대한 설계계수를 4.0에서 3.5로 낮추었다. 이 설계계수 변화는 허용응력이 14.3% 증가되었다는 말이며 동시에 같은 조건하에서는 허용 두께를 12.5%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두께를 줄인 만큼의 강재의 양이 줄어듦으로 인한 경비 절감 뿐만아니라 이에 따르는 용접비용, 검사비용, 운반비용 또 열처리비용 절감 등을 고려할 때 꽤 많은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많은 석유·정유 공장의 압력용기들 중에서 부식, 응력부식 균열, 피로 등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이 커지는 압력용기라면 초기에 두께 감소로 인한 경비절감 보다 훨씬 더 큰 값을 치러야 할 위험성이 있다. 설계자들은 마땅히 이러한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해야 한다.

또한 기존 규정이나 코드는 항상 최소한의 필요조건임(Minimum requirement)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코드기준을 만족했다고 해서 그 압력 용기기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그 압력용기의 최소한 필요조건은 만족 시켰다는 의미이다.

압력용기, 두께감소 및 허용응력 증가
경제성 보다 안전이 우선된 판단 필요

많은 사용자 측에서 자기 회사 규정이 이러한 공인된 코드 규정보다 좀 더 엄격한 심사 규정을 적용하는 것도 비록 코드에는 만족하지만 그 회사의 설비 이력이나 이전 설비운영의 경험상에서 안전에 관한 더 많은 조건을 부과 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경험 좋은 엔지니어링 결과를 통해 나온 결론은 코드로써 대신할 수 없는 강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경비절감이 중요할지라도 안전에 위해 요소를 증가시키면서까지 경비 절감을 강행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은 방향은 아니라고 사료된다.

자 이제 본격적인 질문으로 들어가 보자. “기존에 가동중인 압력용기를 4.0에서 3.5로 re-rating 할 수 있는가?” 앞서 말했듯이 이는 입법자가 결정하기 나름이다.

알버타 주 정부는 이에 대해서 아주 명확한 답을 주고 있다. 이 주정부에서는 ‘3.5 설계계수는 신규 용기에만 적용되고 기존 4.0을 기준으로 해 이미 만들어진 압력 용기는 신규사용이나 재사용을 불문하고 다시 설계계수 3.5로 재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정 바꾸기를 원하면 ‘적정한 서류를 작성해 재허가 심사를 주 정부에 요청할 수 있다’고 부언했다.

그러면 용접이나 보수 후에는 어떻게 할까? 마찬가지로 용접이나 교체보수 후에도 설계계수는 원래 그 압력용기가 처음 완성되었을 때의 설계기준을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다시 말하면 새로 바뀐 부품으로 인해 더 작은 설계계수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알버타 주의 해석에 동의한다. 그래서 기존 압력용기는 항상 그 용기가 만들어진 때의 설계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결정은 비단 경비절감보다 설비의 안전성 확보가 더욱 중요한 사항임을 재인식 시켜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하지만, 압력용기 중에서 그 설계와 엔지니어링이 기존 3.5를 적용해도 하자가 없다고 판단 될 때에는 그 모든 해석 자료를 가지고 재 허락을 관련기관에 청구할 수 있는 창구는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에 사용 적정성 평가를 적용해 설비에 대한 Re-rating을 실시하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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