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봉 북경대학교 교수 국제온돌학회 회장

● 국내 온돌난방의 변천

온돌은 한국의 전통적인 난방방식이다. 하지만 땔감이 없어진 후 열원을 연탄으로 대체하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가스누출이 가장 큰 약점이었던 직화방식의 일종인 레일(rail)식 연탄 온돌과 부뚜막을 갖춘 ‘두꺼비 집’식 부뚜막 연탄 온돌이 개발되는데, 전통온돌과 같은 직화방법이다. 주로 장작이나 볏집 등의 연료에서 연탄으로 열원을 변경한 것으로 기존의 전통 온돌처럼 뜨거운 공기나 연탄불로 바닥을 직접 가열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통온돌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이 개발한 연탄 온돌이 전통 온돌에서 가장 중요한 구들개자리나, 아궁이, 부넹기(부넘기) 등이 없어져 연기의 어렵게 되었고 일산화탄소의 누출로 인해 실내 공기를 오염시켜 급기야는 가스중독으로 오랜 기간 수많은 귀중한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 구새(구뚝) 끝에 가스 배출기를 달고 유독가스를 강제 배출시켜 다수나마 중독사고를 줄일 수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후 국가적 사업으로 온돌난방방법을 연구하던 중 미국의 건축가인 라이트(Wright, Frank Loyd)가 처음 사용한 ‘온수순환식 바닥난방(Panel Heating)’으로 온수관이 바닥고래의 기능을 대신하고 직화방식에서 온수를 이용한 간접가열방식으로 변화됐다. 이때부터 ‘새마을 보이러’라고 통칭되는 각종 소형 가정용보일러가 등장하고 온수를 순환시키는 도구로 처음 강관 파이프에서 동관파이프 그리고 이후 각종 비닐계 온수전용 파이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통 직화방식의 온돌의 연구는 중단되었고 전통구들의 구들 기능에 대한 연구는 완전히 말살되어 갔다. 다행히 최근에 환경친화 주택, 지속가능한 주거, 생태환경을 고려한 웰빙(Well-Being)주택 등 황토방바람에 힘입어 다시한번 우리 전통 구들방식의 온돌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국가적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출발한 아파트난방을 살펴보면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초기 설계자들은 아파트는 서구식 주거형식이므로 입식생활을 전제로 전통적인 생활양식과는 관계없이 아파트의 난방방식을 라지에터 방식으로 구성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입식생활을 전제하는 소파, 침대, 식탁 등의 가구 사용이 증가해 나가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거주자들에게 가장 입식생활의 경향이 강한 거실이나 주방이나 식당의 경우에도 라지에터 방식은 결국 수용되지 않고 온돌방식이 전체 주택에 채용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1970년대에 건설된 민간아파트들은 침실은 모두 온돌방으로 계획하고 거실 및 식사실 공간에서는 대부분 라디에이터 난방방식을 채용했지만 결국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한국의 아파트는 전면적으로 거실은 물론 식사실까지 온돌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제 한국의 아파트는 실내공간에는 현관을 제외한 욕실까지도 온돌난방을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 외국의 온돌난방 현황

지금 중국 동북지역의 아파트를 다녀보면 우리 민족들은 어김없이 온돌방에서 생활하고 있고 중국 한족들 조차도 온돌방의 매력에 매료돼 있어 온돌방을 선호하고 온돌방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수도인 북경과 여러 도시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바닥 난방의 시공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국민소득에 비례하여 실내 쾌적온도가 상승하고 특히 중국은 법적으로 양자강이남 즉 연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2~5℃정도인 지역은 난방이 금지 되어있는바 한겨울에 개별적으로 난방을 수용하는 곳이 급격히 늘고 있고 또한 난방이 허용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동절기 법적 기일만 난방을 공급하는 개별난방이 아닌 지역난방 혹은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봄가을 개별적으로 난방을 원하는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기존의 라지에이터 난방방식이 주류인 중국에서 바닥난방은 한번 사용을 해본 중국인이라면 청결성, 쾌적성, 미관성 등 여러 면에서 절대적으로 우수한 온돌방식을 크게 선호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소형가정용보일러와 바닥배관재 시장에 중국과의 개방 초기부터 진출해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현지 난방업체의 추격 또한 치열해 계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 없이는 그 우월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의 경우도 비록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인조 온돌마루분야와 일반 마루바닥재분야에서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을 급속도로 저가의 온돌마루시장을 크게 점령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를 이용한 바닥 난방도 꾸준히 개발해 많은 신제품을 출시해 맹렬히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일찍부터 바닥 난방에 관심을 두어 보건 위생과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바닥 난방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바닥난방 시공시 국가의 직접적인 자금 지원혜택을 받거나 시공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우리가 마루를 여름용으로만 고집하고 발달시키지 못하는 동안에 그들은 겨울용 온돌마루를 개발해 현재 일본과 함께 세계 온돌 마루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온돌의 종주국인 우리나라도 질 좋고 값싼 마루를 많은 부분 중국, 일본, 독일 등지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선진국들은 바닥 난방에 관해 연구할 겨를이 없었고 알지도 못하였으나 제빙공장 전실 바닥이 결빙을 누증시켜 어름 언덕이 점점 높게 얼음으로서 해빙이 필요하여 전기히터를 이용하여 해빙시키게 되었고 북유럽의 추운 지역의 목장이나 양계장에서 소, 양, 돼지, 병아리가 얼어 죽음으로서 전기를 이용 바닥을 가열하게 되면서 이 전기 바닥난방(구들) 이용 영역을 넓혀 지붕의 적설융설용, 경사도로의 해빙용, 상하수도의 결빙 해빙용, 활주로의 제설 및 해빙 등으로 이용하다가 지금은 다양한 주거에 수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최근에 들어 미국에서도 바닥에 빈관을 매입해 그곳으로 뜨거운 바람을 통과시키는 원시적 형태의 구들을 개발하여 그것이 대단한 발견이라고 특허까지 받아내는 웃지 못할 현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미국이민 역사만도 40년 이상이고 교포의 수가 근 100만을 헤아리고 있어 온돌의 수용·보급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이라고 여겨지는 바 온돌(구들)은 수요가 많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비주거용 분야의 구들(바닥가열 장치)은 고속도로, 활주로, 도로의 급커브 융설장치 등에는 많이 수용되고 있고 일부 국내에도 미국산 Heating Cable을 수입, 이용해 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교량이나 산악지 급경사 커브길에서는 일부 전기를 이용하여 해빙시키는 장치를 일부 도입해서 쓰고 있다.

일본의 경우 원래 바닥난방을 사용하지 않는 민족이고 화로나 원시적 형태의 벽난로가 고작이었다. 그들은 습하고 덥기 때문에 다다미 문화를 발전시켰을 분이다. 그런데 이 일본이 청정에너지의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전기 온돌분야를 개발하여 이부문의 세계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온돌 마루도 독일에 버금가게 우리나라를 앞질러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우리나라 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 시중에 나도는 고가의 온돌마루가 모두 일본과 독일제품인 것은 서글픈 현실이다.

현대인에 맞는 온돌 계승발전 필요
세계바닥난방 수요 주요공급국 돼야

● 향후 방향

우리 한민족은 불을 잘 다루어 하늘로 올라가는 불을 고래 속을 기어 들어가게 하여 결국 불을 밟고 서고, 불을 깔고 앉고, 불을 베고 잘 수 있는 구들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또 아궁이에서 구새(굴뚝)까지 불(열)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구들구조로 열이 오랫동안 구들에 머물게 하여 구들을 달궈 불을 넣지 않는 시간에도 구들을 늘 따뜻하게 하는 축열 기술과 방열 기술로 인체의 하부에서 인체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가장 과학적이며 위생적인 난방을 한다. 이런 두한족열(頭寒足熱)이 체온의 이상적인 상태로 추운 곳에서 방으로 들어와 손과 발을 아랫목 따뜻한 이불 속에 담그면 따뜻한 쾌감은 말할 수 없이 좋다. 한방에서도 이런 상태를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 환자의 치료 시 이용하고 있다.

이런 따뜻함은 단순한 난방으로 인한 실내온도의 상승만이 아닌 인체와 바닥과의 직접 접촉에 따른 미묘한 인체의 반응이 수반된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서양의 바닥난방방식과는 충분히 차별화 될 수 있다. 이러한 따스함이 부드럽고 온순한 마음씨를 만들고 그것이 민족의 우수한 자질을 갖게 하고 우수한 민족 문화로 꽃피우게 하였으리라 믿어진다.

최근의 ‘자연친화’라는 말과 ‘지속가능한 주거’라는 말은 서양에서 들어온 용어이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속에 이미 오래전부터 내재하고 있었던 말일 뿐이다. 서양의 단순난방문화에서 총체적인 주거문화로서의 온돌문화를 우리는 알리고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의 전통 의복인 한복은 따뜻한 방바닥에 기거하기 편하도록 만들어 졌으며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인 된장은 온돌방과 부뚜막에서 건조되고 발효돼 생성됐다. 한옥은 우리의 전통온돌과 마루를 제외하고는 상상할 수도 없으며, 우리의 전통춤 역시 온돌좌식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우리의 전통 도자기나 금속공예, 방자유기, 종 등도 불(火)과 관련되어 있어 전통 온돌에서처럼 불을 잘 다루지 못하였다면 빛나는 대부분의 우리 문화유산의 창조는 역시 요원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전통구들을 기술개발 없이 온수파이프(일명 엑셀파이프)를 이용하는 동안 서방 선진국들은 모닥불에서 난로나 페치카로, 또 스팀 또는 온수보일러로, 이어서 공기조화시스템으로, 다시 전기히터를 이용하게 되고 청정에너지인 고가의 전기로, 다시 태양열을 이용 열을 저장하거나 심야전기를 이용 축열하는 난방기술을 개발해 급속히 보급 이용하고 있다. 또한 열원 뿐 아니라 각종재료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거기다 에너지 저장기술을 개발하여 배터리로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기술개발은 물론 냉방용으로 여름에 냉을 저장한다던가 수증기가 아닌 고체로 열을 저장하는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서방 선진국은 신에너지 개발은 물론 에너지저장 절약기술 분야에서 개발 경쟁이 치열하여 구들원리를 이용한 바닥난방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며 기 개발된 기술을 기업화한 제품으로 독일 과 일본 등이 분야의 국제적 시장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

한민족의 선인들은 이미 수 천년 전에 이미 고체에 열을 저장하여 이용하는 바닥난방기술인 구들과 겨울의 얼음을 여름 삼복기까지 저장하는 축냉기술인 석빙고를 우리들에게 물려주었다. 즉 축열저장기술 및 축냉저장기술 분야에서는 우리민족의 선인들은 서방선진국들 보다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시대를 앞서가고 있었다. 그리고 구들 역시 한번 불을 때면 100일간이나 열기가 식지 않는 아자방이 있었다.

이제 우리의 선조들이 물려준 전통구들에 걸맞는 현대의 온돌을 개발하고 질좋고 저렴한 온돌마루와 숨쉬는 민속장판을 계속 개발하여야한다. 그리하여 빛나는 선조들의 유산인 전통구들의 문화를 잇는 현대인에 맞는 온돌을 계승하여 발전시켜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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