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군소도시가스사에 대한 SK-엔론의 인수작업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SK-엔론(대표 조재수, Darrell W. Kinder)은 지난 7일 벽산그룹과 도시가스사 인수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14일 대금지급을 완료함에 따라 벽산계열 도시가스 3사와 벽산에너지의 경영권을 완전 인수했다.

벽산그룹의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은 약 700억원 규모이고 도시가스 3사와 벽산에너지를 매각함으로써 벽산은 에너지 관련기업을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법정관리업체와 화의신청업체 등을 대상으로 인수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SK-엔론은 신라도시가스와 충남도시가스를 비롯해 워크아웃 대상으로 계열사 정리를 진행해 온 벽산그룹 계열 3개 도시가스사에 관심을 보여왔다.

한편 SK-엔론은 지난 17일 신라도시가스에 실사단을 파견,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착수했다. 또 충남도시가스에 대해서도 실사작업은 끝마쳤고 현재는 서류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계열 3개 도시가스사를 인수한 SK-엔론은 전국 32개 도시가스사 가운데 25%인 8개 도시가스사의 지주회사가 됐고 SK-엔론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타 도시가스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SK-엔론이 인수한 도시가스사는 대일, 보배, 동부해양 도시가스로 SK-엔론은 기존의 대한, 청주, 포항, 구미, 부산 도시가스등 총 8개사를 거느리게 됐다.

벽산계열 3개사를 인수함으로써 SK-엔론은 서울권(대한), 충북권(청주), 경남권(부산), 경북권(구미, 포항)과 전남권(동부해양), 전북권(보배), 강원권(대일) 등 전국적인 공급권역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유찰된 안양-부천 열병합발전소 입찰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SK-엔론은 도시가스 3개사와 열병합발전 1개업체 인수를 발판으로 도시가스업계 최대 지주회사로 부상함에 따라 향후 도시가스업계 재편을 주도하는 등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거대 자본을 앞세운 SK-엔론의 지방군소업체에 대한 인수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성·세아 등 도시가스사의 SK-엔론 독주 저지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엔론은 새로 인수한 회사의 경영진을 해당 도시가스사에서 열릴 인수기념식에서 발표할 예정인데, 17일 내정된 신임 경영진으로는 동부해양에 김병호 현 구미도시가스 사장, 대일에 유춘재 부사장, 보배도시가스와 벽산에너지는 Anthony Dorazio 사장이 대표이사로 이만호· 전진원 부사장이 총괄임원으로 각각 선임됐다. 또 공석이 된 구미도시가스 대표이사에 김영식 부사장이 선임됐다.



김시영 기자 sykim@e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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