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보일러 세계시장은 가격경쟁에서 기술 및 품질 경쟁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시장은 수요의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가격경쟁이 더욱 심화되어가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변화를 도모하지 않고 국내 가스보일러 제조업체간의 소모적인 가격경쟁은 결국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상실할 뿐만 아니라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등이 국내에 진출해 국내 가전업체를 추격하듯 향후 중국 가스보일러 제조업체의 도전으로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공사와 가스보일러 업체는 가스보일러의 세계화를 위해를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현재 발 빠른 대응책을 마련 중에 있다. 그 사례로 가스보일러의 안전기준을 대폭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과당경쟁 해소 및 유럽으로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유럽규격(EN)과의 부합화를 들 수 있다. 즉 우리공사와 가스보일러 제조업체가 상호협력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면서 가스보일러의 세계일류화를 모색하고 있다.
가스보일러, 세계일류로의 도전
유럽(EN)규격 부합화는 세계로의 등용문
유럽은 높은 수준의 CE마킹제도의 운용과 지속적인 개정을 통해 비 유럽국가 제품의 유럽시장 진입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특히 가스보일러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비 유럽국가 제조업체의 기술적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동안 가스보일러 규격이 미비하였으나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를 추진해 2007년부터 의무화를 시행할 예정인 중국을 비롯해 호주도 가스보일러 관련 핵심인 EN 298(가스버너컨트롤시스템)을 인용해 인증을 수행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이 규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유럽 규격을 도입하는 중국은 유럽시장에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가스보일러 기준으로는 유럽 규격과 부합화되는 중국제품의 진입을 제지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국내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중국시장 자체도 가스의 보급증가로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약 5년전부터 연간 약 100만대의 가스보일러 시장으로 확대되었으나 현재 그 시장규모가 고착화된 상태이나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시장은 세계시장을 주도하면서 시장규모가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유럽연합 가입국의 증대로 향후 더 큰 시장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가스보일러 사고감소 한계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에 의한 사고는 년평균 약 질식사고 9건, 사망 10명, CO 중독자 15명으로 대폭적으로 감소되지 않고 꾸준히 발생하여 사고를 줄이는데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은 가스보일러 사고가 매우 적게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유럽규격이 고도의 안전 관련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가스보일러는 이 규정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준
국내 가스보일러 기준은 국내 가스보일러 제조기술의 발전 및 세계의 기준 상승에도 불구하고 94년 이후 업그레이드가 거의 되지 않고 있다.
시험방법 등은 모든 가스보일러가 KS 표시인증 획득에 따라 KS 규격을 거의 활용하고 있다. KS 규격은 그동안 개정되었다고는 하나 일본의 JIS 규격을 그대로 도입하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JIS 규격과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JIS 규격은 많은 부분을 유럽규격으로부터 인용하였으나 제대로 인용하지 않아 유럽규격과 큰 차이가 있고 기술수준이 낮다. 또한 일본에서는 가스보일러보다는 가스온수기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JIS 규격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품의 세계경쟁력은 세계적인 기준의 활용을 통해 가능함을 고려할 때 이러한 국내 가스보일러 기준 및 시험방법 등의 고수는 제품의 세계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연합은 <그림2>와 같이 가스보일러 자체의 안전(GAD), 전자파적합성(EMC-D) 및 전기적 안전성(LVD) 등 넓은 범위의 고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기술로는 유럽규격을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유럽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기호를 충족시켜 주거나 유럽의 가스보일러보다 더 우수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내 가스보일러 제조기술은 이러한 유럽수준의 제조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유럽규격과의 부합화
가스보일러 제조업체는 유럽규격과 부합화하는 가스보일러의 개발을 위해서는 약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피력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국내 가스보일러의 기술수준 및 제조여건을 고려해 3년에 걸쳐 단계적인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유럽규격과의 부합화의 범위 및 내용은 유럽연합에서 요구하는 가스연소기(GAD), 전자파적합성(EMC-D) 및 저전압(LVD)의 범위로 한다.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는 유럽규격의 핵심기준을 고시화하고 구체적 기준 및 시험방법은 KGS코드에서 상세기준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공사는 원활하고 성공적인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를 위해 다음과 같이 유럽기술의 보급·공유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유럽 최고의 가스연소기 제품인증기관인 GASTEC의 기술전문가 초빙 가스연소기 CE 마킹 세미나 개최
·정기적인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를 위한 가스보일러 제조업체 간담회 개최
·가스보일러일류화추진회의 지속적 활동
특히 우리공사와 가스보일러 제조업계(부품업체 포함)는 2006년 11월 유럽규격을 도입·정착하고 가스보일러의 세계일류화를 추진하여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스보일러일류화추진회를 발족하였다. 이 가스보일러일류화추진회는 가스보일러의 세계일류화를 위하여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다.
결론
지금까지 가스보일러 기술의 세계적 흐름과 일류화를 위한 당위성, 그리고 효율적 추진 방안 등에 대하여 개략적으로 살펴봤다. 우리나라의 가스보일러 제품수준을 알고 있는 GASTEC의 한 기술전문가는 국내 가스보일러를 유럽규격과의 부합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렇듯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는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유럽규격과의 부합화가 추진되지 않는다면 국내 가스보일러 업계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가스보일러의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를 통한 세계일류화는 유럽의 선진기술력 도입 및 확보, 가스보일러 제조 및 검사기준의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가스보일러 안전의 획기적 향상, 국내 가스보일러의 세계경쟁력 확보로 수출증대,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클 것이므로 추진되어야 한다.
유럽규격과의 부합화는 가스보일러 업계가 세계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첫 관문이자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