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3년전인 2004년 12월에 폴리에틸렌 왁스 공정 공장에서 폭발 및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7시간만에 진화가 됐고 인명피해도 없었지만 폭발로 인해 직경 5m, 길이 15m가 되는 탱크가 로켓처럼 하늘로 솟아올라 50여m까지 날아갔고 파편들이 거이 1㎞까지 비산됐다. 사고만 봐서는 대형 사고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훈될만한 사항들이 있다고 생각해 이 사고를 다시한번 되짚어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공정은 왁스가 산화에 의해 색깔이 변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정이었다. 이 과정에서는 질소를 사용해 왁스의 산화를 방지한다.

그런데 조그만 질소 생산 장치가 때때로 용량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어 어떤 때는 필요한 압력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발생해 공정의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압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압축 공기를 섞어서 사용해 왔다고 한다.

사고 후에 상황을 분석해 본 결과 질소에 산소가 약 18%정도 섞여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 공장에서는 탱크내부에 수증기 예열 코일을 장착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탱크 외벽에 70㎝의 구멍을 낸 후에 Patch plate로 재 용접을 실시했다.

결국 이 patch plate의 용접부위가 깨어지면서 내부에 있던 vapor화학제품이 외부로 유출됐고 고압과 작은 스파크로 인해서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잘못된 개보수는 대형사고 직결
검토단계 전문가 자문과 검토는 필수

먼저 보수 작업(Alteration)의 질을 살펴보자.

파손의 원인은 용접부위가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개구부를 절단하고 다시 용접할 때는 산소 절단기로 우선 사용한 주위에 산화철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러한 공정을 거치지 않았고 용접 개선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용접 부위에 잔여 산화부위가 많이 발견됐다.

용접사도 자격증을 갖지 않았음으로 완전한 용착 용접이 되지 않았다. 또 용접부위에서는 기포 등 많은 결함이 발견됐다. 또한 최고 압력 기준을 ASME 설계기준이나, NBBI 코드 등을 적용하지 않았고 수압시험도 거치지 않았다. Releive Valve 등의 안전장치가 없었음은 물론 두말 할 것도 없다.

공장 측에서는 이 공정이 상대적으로 저압 압력용기를 사용하고 있고 왁스 자체가 폭발성 인화성 물질이 아니므로 안전이란 측면에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압력용기의 설계를 변경하거나 보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자격이 있는 엔지니어에 의해 검토가 될 수 있도록 시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또 ASME, NBBI 등의 RAGAGEP(Regarded As Generally Accepted Good Engineering Practice)나 국가에서 규정하고 있는 규정대로 설계변경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한 가지는 Chemical Process Safety에서 강조하는 ‘Process Knowledge and Documentation’과 ‘Management of Change:MOC’이다. PSM이나 SSM을 적절하게 적용했다면 ASME 코드의 적용이 검토됐을 것이고 MOC를 적절하게 적용했다면 압축공기를 질소와 혼합해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프로세스적인 위험성을 점검했을 것이다. 또한 압력용기를 보수 개선했을 때 충분한 검사 및 설계에 대한 검토도 진행됐을 것으로 본다.

항상 그렇듯 사고란 발생한 후에 검토를 하면 너무 쉽고 당연한 것을 빠뜨렸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아이러니하게 너무 당연히 생각한 것들이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교훈으로 삼아 보수, 변경이 있을 때에 항상 MOC 프로세스를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자문과 검토를 받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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