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앞으로 3회에 걸쳐서는 평소 가지고 있던 개인의 안전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몇 주 전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압력 장치의 안전은 개인의 안전의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01년에 출간된 M&M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의 대형사고 100개를 뽑아서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 중에 약 20%가 운전자의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또 약 5% 정도가 고의에 의한 발생한 사고였다. 다시 말하면 대형사고의 1/4인 25% 정도가 사람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사고들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고가 스스로 개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발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인터넷을 통해 보여지는 댓글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감정 조절이 혹은 상대방을 무시한 대화와 표현방식이 개인과 사회 안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때문에 이번호에서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최영기 박사(목사)의 글을 통해 우리의 의사 표현방식을 다시 짚어 보고자 한다. 자신의 발언이 혹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립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다. 이 같은 내용이 현대사회와 안전에 주는 새로운 교훈이 아닐까 생각 한다.

대형사고 25%가 인적 오류
감정 조절이 안전의 첫걸음

가끔 한국의 소식을 접하기 위해 인터넷 신문에 들어가 보면 섬뜩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다. 기사에 달리는 꼬리말 표현이 너무 원색적이거나 극렬하기 때문이다. 바로 어떤 현상을 보고 느낀 점을 즉시 여과 없이 표출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솔직하고 정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척도다. 정말 솔직하고 정직한 사람은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과 없이 내뱉는 말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머릿속에는 비록 짧은 순간에도 많은 생각과 느낌이 공존한다. 또 서로 상치되는 생각이 수 없이 오가는 것이 현실이며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도 함께 공존한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생각이나 느낌 중에서도 진정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것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신중히 골라서 표현하고 전달해야만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가 있는 것이다. 떠오르는 말을 무작정 뱉어 놓는다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연극을 할 때에 먼저 무대의 배경을 만든다. 연극 무대는 앞에서 보면 아름답지만, 막상 뒤에서 보면 지저분한 실상이 모두 드러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연극무대의 이면을 보고 무대가 흉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무대 장치의 가치는 뒷모습이 아니라 보여지는 앞모습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인격도 머리속에 떠오르는 숨겨진 생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표현된 말에 의해 결정된다.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정제하지 않고 내 뱉어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오리려 자신이 솔직하다고 자부심을 갖는다. 그러나 이것은 솔직한 것이 아니라 무례한 것이다. 또 이런 사람들은 예절 바른 사람들을 위선자라고 경멸한다. 그러나 예절 바른 사람들은 위선자가 아니라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들이다. 무례한 언행을 솔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예절을 지키는 것을 위선이라고 생각도 버려야 한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즉시즉시 내뱉거나, 상대방에게 한 마디 쏘아주거나, 한바탕 퍼붓고 싶을 때에는 그 말이 앞으로 가져올 결과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만약 그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라면 하루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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