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해가스산업이 적자 운영해 오던 계량기 사업부문을 포기하고 매각한데 이어 최근 모 제조사도 구조조정 및 제품생산을 줄이는 등 계량기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계량기 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이 대폭 상승했지만 정작 제품가에는 반영 못하는 등 적자경영을 지속해 더 이상 자체 흡수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현재 일부 계량기업체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가 하면 연쇄부도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가스계량기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황동, 다이어프램, 고무팩킹, 페놀수지 등의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약 40~50% 정도 올랐다. 특히 계량기의 몸체를 만드는 스틸과 알루미늄 가격도 대폭 상승해 시장공급에 차질마저 빗고 있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을 비롯해 동 소재, 관리비, 운반비 등 모든 분야의 비용이 인상되고 있지만 완제품 가격은 인상하지 못해 그야말로 문 닫기 일보직전의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수요처들도 제조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원가분석을 통한 가격인상분을 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제조사의 어려움이 지속된 가운데 모 계량기제조사의 경우 동업체로부터 OEM방식으로 계량기를 생산해 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 같은 요청은 처음 있는 일로 원자재 값의 폭등에 따른 계량기제조사들이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절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최근 계량기업계는 과거와 같은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덤핑판매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판매대리점 납품가에서는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덤핑가격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계량기 업계는 더 이상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부품공유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계량기업계가 소비자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선 더 많은 품목을 다양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가스계량산업은 외형상 판매량 둔화로 인한 매출 신장이 불확실하지만 사업다각화와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한 진출을 통해 향후 계량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