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사장 인선결과가 하나씩 들려오고 있다. 혹은 막바지 단계이다. 한 달여가 지연된 석유품질관리원 이사장 선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석품원 설립 이래 최초의 내부 승진 사례가 됐다. 외부인사가 아니라 내부인사이기 때문에 석품원의 생리를 잘 알 뿐만 아니라 업무에 있어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직원들에게는 나도 열심히 하면 이사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만도 아닌가 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석품원의 법정기관화를 앞두고 많은 예산이 필요하게 될텐데 아무래도 정계에 있던 사람이 이사장으로 오면 굵직굵직한 예산 확보가 용이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그에 앞서 석유공사 사장 공모를 앞두고 석유공사 직원과의 대화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기업형 CEO, 내부인사도 좋지만 수장은 정계에 있던 영향력 있는 사람이 와서 예산 확보나 정책결정을 함에 있어서 공사가 일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그런 사람이 오는 게 좋다고 했다.

내부인사가 되면 대외적 영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다. 업무 전문가는 내부에 다 있으니까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나.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바람일지도 모르겠으나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 ‘영향력 있는 사람’이란 건 이미 공정한 게임이 아닌 걸 의미한다. 모든 상황이 객관적 판단이 아니라 줄대기 같다.

이명박 대통령만이 코드인사나 줄대기가 아니라 이미 일반 국민(?)도 어떤 힘에 기대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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